문화칼럼   2024.12월호

진정한 ‘갓생’, 답은 내 안에 있다 


이미루
 작가


최근 몇 년 동안 ‘갓생’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는 이런 트렌드 이면에 청년 세대의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모순투성입니다. 평화를 위해 전쟁을 하고 진실보다 거짓을 믿고 싶어 합니다. ‘당신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고 이야기 해줘도 충분치 않다며 손사래를 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도 뭔가를 누리려고 하기보단 뭔가를 배우려고 하시지 않나요? 이렇게 소모적인 경쟁은 중단돼야 합니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더 배워야 할 것이 아니라 버려야 할 것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갓생이 ‘정말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한 삶’을 이야기 하는 거라면 갓생은 단순히 성취와 성공을 의미하는 단어에 불과합니다. 어느 정도의 성취를 해야 남들이 부러워할 것이며, 그 기준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이 끝없는 비교를 매일 하고 살면서 그 기준은 대부분 가까운 곳에서 찾으려 합니다. 친구의 재산과 우리집의 재산을 비교하고, 친구의 연봉과 내 연봉을 비교하고, 친구의 가방 브랜드와 내 가방 브랜드를 비교합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실용적인 경차가 안 팔립니다. 최신형 스마트폰이 아니면 주머니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부끄러워합니다. 비교는 소비재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내 친구보다 좋은 회사에 입사해야 하고, 친구보다 좋은 학교 성적을 거둬야 하며, 친구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은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가득 채웁니다. 조바심은 불안과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결국 번아웃이란 같은 지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탈출할 시간입니다. 모두가 같은 곳을 향해 달리면 1등부터 꼴등까지 순위가 정해지지만 각자의 방향으로 뛴다면 훨씬 많은 1등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20세기의 표본인 스탠다드형 인간을 이야기합니다. 자신을 내려놓고 남을 위한 삶을 살라고 합니다. 내가 아니라 기업에 최적화된 인재가 되라고 교육합니다. 누군가의 위성으로 살면서 텅 빈 자신의 내면은 물질로서 보상받으려 합니다. 중요한 건 물질조차 충분하게 보상받지 못하고 버려지기 일쑤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자신을 내려놓고 세상을 받아들이라’ 말한다면 이제는 과감히 ‘NO’라고 이야기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게임에선 당신이 승리할 확률이 희박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만든 세상에서 주인공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 게임을 계속하실 필요가 있을까요? 계속하시고 싶다면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갓생을 살고 싶다면 좀 더 나은 제안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먼저 몇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으셨지만 머릿속에 남는 것은 없지 않으셨나요? 책을 읽고 그대로 실천하신 게 있으셨을까요? 목표를 세워도 3개월 유지가 힘들지 않으시던가요? 저 또한 그랬습니다. 3년 전 회사를 퇴사하고 수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마음이 급했어요. 빨리 성공하고 싶었거든요. 성공에 정답이 있다면 그것들로부터 답을 빨리 얻을 수 있을 거 같았어요. 하루에도 수십 권씩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성공 인사이트를 저에게 접목하려 애썼습니다. 마음은 급한데 수입은 없고, 불안한 마음이 커질 때면 이 책들의 저자는 사기꾼들이라고 혼자 위안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마다 갖고 있는 인사이트가 모두 다른데 ‘어떻게 성공 방식’에 정답이 있을 수 있지? 책에서 이야기하던 모든 내용은 결국 저자 개인이 갖고 있는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거예요. 


그때부터 성공의 방법을 나열한 책을 읽는 것이 아닌 과정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첫째, 성공한 사람의 97%는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둘째, 지역, 국가, 사업을 막론하고 전 세계 자수성가 사업가들은 ’자신만의 성공 방정식을 찾기 바로 직전 공통적인 현상을 겪었다‘입니다. 그 현상은 고객의 관점에서 생산자의 관점으로 중심이 바뀌는 현상입니다. 이들도 처음엔 책이나 시중에 떠도는 정보를 찾아보며 그 안에 자신의 고민을 해결할 답이 있을 거라고, 외부에서 답을 찾았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다른 어디에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정답이 자기 마음속에 있고 스스로도 그것을 추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때부터 배움에 있어서도 절제가 시작되고 책을 읽는 이유도 정답을 찾기 위함이 아니라 한 분야의 깊은 지식을 확인하거나 전략을 세우기 위한 용도로 바뀝니다. 작은 성공들이 자신감을 높이면서 먼 곳까지 바라볼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됩니다. 내려 꽃히는 에너지를 동력 삼아 어떠한 외부저항에도 방해받지 않고 계속 성공하는 거예요. 


제가 쓴 책의 제목 「회사를 퇴사하고 갓생에 입사했습니다」에서 갓생은 제 마음속의 정답을 찾았다는 의미입니다. 돈, 부, 명예도 마음속 정답을 찾아야 비로소 찾아옵니다. 만약 꿈이 없고 돈, 부, 명예가 최종 목적지라면 그걸 위해서라도 정답은 내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갓생은 단순히 성취와 성공을 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목표를 세우고 이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남들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가치와 목표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려고 자신을 몰아세우기보다는,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합니다. 성공하려면 자신을 버리고, 자신을 내려놓으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 귀 기울이지 마세요. 나를 버리고 이뤄낸 성공에서 행복을 찾을 순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폭풍을 앞에 두고 도망가는 노력이 아니라 그 중심에 설 용기입니다. 당신의 이름 석자가 빛날 때까지 응원하겠습니다. 


*갓생: 'GOD(신)'과 '생(인생)'이 합쳐진 신조어로, 신처럼 원하는 것을 모두 실천하며 하루하루를 계획적으로 살아내는 삶을 의미





이미루 

진로 전문 컨설턴트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N잡러.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30대들을 위해 책 「회사를 퇴사하고 갓생에 입사했습니다」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