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업의 키워드  2025.3월호

지역의 결핍 찾아내야 문화예술 성장한다_3

#생태·환경  #복합문화공간



#생태·환경

_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고민하는 '지속가능한' 사회


고창 치유문화축제



최근 문화예술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기후 위기와 환경은 올해도 계속해서 주목될 전망이다. 고창문화관광재단은 문화도시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치유문화도시>를 조성하고 있어 생태환경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많다. 운곡람사르습지, 갯벌, 선운산 등이 있는 생물권 보전 지역이라는 특성을 살려 친환경 관광 캠페인을 진행하고 꾸준히 생태 전문 스토리텔러를 양성하고 있다. 부안군문화재단은 해뜰마루 지방정원을 생태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작년 시작했다. 정원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과 접목한 다양한 녹색 체험 프로그램들을 통해 기후 위기와 환경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이어 나간다. 


전주문화재단은 특히 환경과 예술의 만남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예로 2021년 시작된 <그린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있다. 예술가들이 지역 사회의 환경 이슈를 고민하며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예술 창작 활동에 있어 친환경적인 대안을 생각해 보는 사업이다. 올해 또한 환경을 주제로 하는 예술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지연 주민들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한다. 스터디, 워크숍을 기반으로 지역 예술가들이 기후 위기와 환경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커리큘럼 과정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익산, 전주, 전북 등 대부분의 지역문화재단들이 ESG 경영을 선포하고 다양한 생태환경 사업을 펼쳐왔다. 관련 사업이 없는 재단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다만 사회 전반적으로 그린워싱이 논란이 되는 만큼 단순한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고 본래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복합문화공간

_차별화와 주민 참여가 과제 


익산 보글하우스



지역문화재단은 시민들의 '문세권'을 위한 공간 운영의 과제도 안고 있다. 지역은 수도권에 비해 문화예술 인프라가 부족하기에 더욱 그 역할이 요구되는 현실. 전주문화재단의 팔복예술공장, 완주문화재단의 복합문화단지 누에 등 최근에는 단순한 문예회관을 넘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로 꾸며지는 복합문화공간을 재단들이 운영하는 추세다. 


전주한옥마을 내에 있는 구 전라북도 도지사 관사는 작년 전북문화관광재단을 통해 ‘하얀양옥집’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누구나 편하게, 모두가 예술인이 될 수 있는 문턱 낮은 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최근 2월까지 중앙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꾸렸던 전시에 이어 올해 또한 주민참여형 기획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아쉬운 기획력으로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익산아트센터는 작년 장기 휴관 후 재개관하며 활기를 불어넣는 중이다. 나폴레옹유물전으로 개관전을 가진 뒤 최근 라면콘텐츠 문화공간 '보글하우스'로 꾸렸다. 여기에는 6·25 전쟁 도중부터 이어온 익산과 삼양식품의 특별한 인연, 지역 향토 기업인 하림이 장인라면을 출시했다는 것 등이 배경이 되었다. 익산문화관광재단은 올해도 트렌디한 컨셉을 입힌 라면 관련 프로그램을 계절별로 개발해 익산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부안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석정문학관과 부안역사문화관은 기획전시실을 운영하며 지역 작가들에게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전민정 사무국장은 “새로운 건물을 짓기보다는 지역 내 호텔이나 병원 로비 등 기존의 공간에 작은 갤러리를 만들어 활용하는 계획을 장기적으로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들의 문화공간 운영에는 과제도 많다. 공간의 지속성 때문이다. 발길을 끌어들일 만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발굴해 내는 것이 쉽지 않다. 공간 운영으로 몸집이 부풀려지며 재정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공공성을 띠는 공간이기에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면 호응을 얻지 못한 공간들이 장기간 휴관에 들어서거나 폐관하는 경우도 있다. 공간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다. 전문가들은 '일단 만들고 본다'는 접근보다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기획과 안정적인 운영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류나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