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2025.7월호

새 정부 과제, 지역 문화의 힘 기르기


이상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반년여의 혼란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지난 6월 4일에 제21대 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되며 새 정부가 출범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는 ‘회복, 성장, 행복’이라는 3대 비전하에 15대 정책과제를 통한 5대 강국 실현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목표와 과제는 ‘진짜성장’이라는 용어로 귀결되는데, 대한민국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 “성장발전전략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힌 대통령 취임사는 ‘진짜성장’의 핵심에 국토의 균형발전이 있음을 알려 준다.


균형발전이 더욱 강조된 배경에는 인구 감소, 고령화, 청년층 이탈 등으로 인해 소멸 위험 지역이 늘고 있다는 국가적 현안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대응하며 지역 문화의 힘을 기르고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것은 문화정책에서도 중요한 당면 과제다. 새 정부의 대선 공약에서는 5대 강국 하나로 세계문명을 선도하는 소프트파워를 지닌 ‘문화 강국’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서 K-컬쳐의 세계 진출 지원 확대, 문화예술 인재 양성, 창작공간과 비용 등 지원 강화, 인문학 지원 확대 및 전 국민 인문교육 활성화 추진, 콘텐츠 불법 유통 단속 강화와 같은 과제를 제시하였다. 특히 지역 문화와 관련해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생활문화 환경 조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 내용을 보면, ‘주민 자율의 생활문화동아리 설립 지원’, ‘마을자원을 활용한 지역협동체의 생활문화 공간 지원’, ‘지역의 독서 생활문화 환경 조성’, ‘지역 문화시설의 보전과 발전’, ‘지역문화 균형발전을 위한 역사문화권ㆍ지역언어 육성’, ‘지역 문화ㆍ체육시설의 설치ㆍ운영에 대한 지원 확대’가 포함되어 있다. 문화예술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전국 문화재단, 문예회관, 문화원 등 지방문화예술 단체의 지원 및 역할 강화’도 지역 문화 관련 세부 과제로 제시되었다. 이 밖에 ‘정부-지자체 매칭의 지역 고유 특화 콘텐츠 지원’, ‘지역특화 관광자원 개발’, ‘지역 관광서비스업 지정 확대’ 등과 같은 공약도 지역 문화와 관련하여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새 정부의 대선 공약은 새롭게 제시한 과제도 있지만, 기존 정책을 일부 수정하거나 강화, 확대하는 과제도 적지 않다. 이를 고려한다면, 지역 문화의 힘 기르기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즉, 지역 문화에서 ‘진짜성장’은 무엇일까? 지역 문화가 지역의 ‘회복’과 ‘성장’, 주민 ‘행복’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제가 필요할까? 그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역은 어떠한 관계 맺기와 역할을 해야 할까? 국정과제가 구체화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공약의 내용만으로 이같은 질문에 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다만, 이 지면에서는 우리가 지난 시기 정책에서 무엇을 한계로 지적하고 무엇을 강조하였는지 되새겨 보며 그 답을 찾아보려 한다.


우선, 지역 문화를 둘러싼 다양한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필요성이다. 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실행되는 지역 현장에서 해당 정책들은 별개가 아닌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사회적경제나 마을기업에서는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사례가 많기에 이들과 관련한 각 부처의 정책은 지역 현장에서 만나게 된다. 농산어촌 재생도 정주환경 개선 및 정주의식 제고가 뒷받침되어야 성공할 수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지역공동체의 문화적 활기 회복이다. 이처럼 각 정책은 지역의 관점에서는 별개가 아님을 인식하고 정책 추진 주체들이 상호 협력 및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결국에는 ‘지역 문화의 힘 기르기’를 위한 선순환을 이끌어 낼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역 문화의 힘과 선순환의 토대가 되는 사업의 중요성이다. 새 정부에서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해 콘텐츠산업과 관광산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콘텐츠와 관광산업 성공의 중요한 자원이 지역의 문화자원과 다양한 원천콘텐츠라는 점이다. 지역 문화자원이나 원천콘텐츠의 발굴ㆍ조사ㆍ수집ㆍ연구 및 그 성과를 활용한 지역 콘텐츠 개발, 관광산업적 활용과 홍보, 지역 문화ㆍ관광 브랜드 개발 등이 선순환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새 정부의 대선 공약에서는 지역문화자원이나 원천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소멸 위험 지역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소실 위기에 처한 지역문화자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지역 문화 선순환의 토대가 되는 지점에 좀 더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겠다.


지역 문화의 힘을 기르고 지역의 문화적 활기를 찾는 것은 주민의 자긍심과 정주의식 제고를 위해서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과제다. 그 결과는 지역 문화 생태계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그러한 생태계가 활성화될 때 문화로 매력 있고, 문화적 경쟁력과 자생력을 갖춘 지역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새 정부의 지역 문화 관련 공약들이 국정과제로 구체화되어 지역 문화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지역의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열 

한양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 박사. 2012년부터 현재까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내며 서울시 박물관미술관진흥정책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류문화사전』의 공동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