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하는 책   2024.5월호

푸바오가 남긴 것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났다. 많은 사람이 에버랜드를 찾아 푸바오를 배웅했다. 간혹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심지어 한 사람은 서울시 예산으로 푸바오를 임대하여 다시 서울로 오게 하자는 민원을 제기했다. 푸바오를 소비하던 사람들조차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 일이었다. 우리 사회 한쪽에서는 인간 개인의 만족을 위해 동물을 사고팔며 전시하는 행위에 대한 의문이 피어났다. 푸바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푸바오가 남긴 것은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운 모습,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육사들과의 애틋한 관계가 아니다. 한국 사회가 전시 동물의 삶과 행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계기였다. 판다를 보며 행복했다면, 이제는 그 판다의 행복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김하나 외 8명 | 문학동네 | 2019


반려동물 천만 시대, 9명의 작가가 자신들이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함께한 추억을 꺼내놓는다. 최은영의 '레오', 백수린의 '뽀리', 김금희의 '장군이'... 그들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흠뻑 느낄 수 있다. 비영리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의 일대일 결연 후원 방식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일대일 결연이란 구조된 동물들이 가족을 만날 때까지 후원하는, 일종의 마음으로 하는 입양이다. 동물을 사랑하지만 여러 이유로 키울 수는 없는 사람이 랜선 집사가 될 수 있다. 관심이 생겼다면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자. 






인문잡지 한편 4호_동물 

민음사 편집부 | 민음사 | 2019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을 컨셉으로 만들어진 민음사의 인문학 잡지. 그중에서도 '동물'을 주제로 했던 4호를 소개한다. 동물을 고통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선언과 동물 착취 위에 선 인간의 비참함에 대한 이해 사이에서 수의학, 환경학, 인류학, 철학, 경제학, 여성학, 한문학, 재료학, 조류학, 사회학의 열 편의 글을 엮었다. 특히 동물복지 연구자 최태규의 '동물원에서의 죽음'과 동물보호업무 주무관 이소영의 '이름 없는 동물의 보호소'에서는 동물의 죽음 앞 인간의 책임을 묻는다. 







돼지 이야기

유리 | 이야기꽃 | 2013


책을 펼치면 흔한 돼지 축사가 보인다. 어미 돼지가 아기 돼지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모습. 얼핏 들으면 귀엽고 평화로운 모습일 수 있지만, 사실 어미 돼지는 좁은 틀에 갇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사육되고 있을 뿐이다. 곧이어 축사 문이 열리고 방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들어온다. 어미 돼지는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고, 다른 돼지들과 함께 거대한 구덩이에 들어간다. 이 그림책은 2010년 구제역 사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인간을 위해 태어나서, 다시 인간의 기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돼지들의 삶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동물을 위한 정의 

마사 너스바움 | 알레 | 2023


부제는 '번영하는 동물의 삶을 위한 우리 공동의 책임'이다. 세계적인 법철학자인 저자가 동물의 권리에 대한 주제로 쓴 책이다. 수많은 인간이 기아, 전쟁, 테러 등으로 죽어가는 가운데, 왜 동물을 보호하는 데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모든 생물은 똑같이 소중하고 존엄하다. 저자는 우리에게 동물 문제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것보다 인류에게 이런 문제를 직면하고 그것들을 해결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야성의 부름 

잭 런던 | 민음사 | 2010


알래스카에 사는 '벅'이라는 이름의 개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미국 남부 장원을 지배하는 왕이었던 벅은 썰매 끄는 개로 팔려 가 인간의 가혹한 학대를 겪으며 생존해 나간다. 벅이 겪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냉정한 시선으로 묘사하며 독자로 하여금 원시적인 대자연의 이치와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또한 벅이 만나는 여러 인간 군상을 통해 인간 사회의 본성을 돌아보게 한다. 인간, 동물, 그리고 자연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이한비 글, 고정순 그림 | 반달 | 2022


많은 동물이 이름도 없이 번호로 불린다. 평생을 좁은 공간에 갇혀 사람을 위해 희생된다. 동물실험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만 하루 평균 1만여 마리의 동물이 동물 실험에 동원되고 있다. 글을 쓴 이한비 작가는 실험견으로 살다 구조된 비글들을 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우리 여기 있어요 동물원>, <63일>을 잇는 반달의 동물권 프로젝트 세 번째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