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이슈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는 <2025 비평의 숲>. 올해의 마지막 포럼은 ‘지역에서 잡지를 만든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디지털 시대 종이 잡지는 힘을 잃어가지만, 여전히 그 가치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 1987년 창간해 38년의 세월 전북 지역의 문화예술 현장을 기록해 온 문화저널도 그중 하나다. 이번 자리는 각 지역에서 잡지를 펴내며 종이 잡지의 힘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대전의 월간토마토, 광주 대동문화, 부산의 함께가는예술인, 충북 옥천의 월간옥이네, 충남 공주의 소쿠리까지. 잡지가 지닌 역사,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이 잡지를 만드는 이유, 그 마음가짐은 모두 비슷하다. 다양한 도시와 동네의 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지역 잡지. 그 현실을 들여다보며, 지금 시대 잡지의 존재 가치를 묻는다.
주제 | 지역에서 잡지를 만든다는 것
일시 | 2025년 11월 19일(수) 오후 3시
장소 | 전주 공간봄
발제 | 이용원 월간토마토 대표
토론 | 김은진 소쿠리 편집장, 박누리 월간옥이네 전 편집장, 이동호 대동문화 편집국장, 최시내 함께가는예술인 편집장
발제
건강한 지역 이야기 생태계, 그 중심에 잡지가 있다

저는 대전에서 ‘월간토마토’라는 잡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창간은 2007년 5월에 했고요. 선배님들에 비하면 작은 연차지만 조금 있으면 20년이 되네요. 창간할 때 제가 가졌던 질문은 이것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한참 하면서 일상에서 행복을 학습하고 사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찾기 시작했죠. 그때 예술이라는 영역에서 답을 찾았어요. 문화와 예술이 얼마만큼 잘 유통되느냐에 따라서 시민의 일상적인 사유와 공동체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죠. 예술가가 되기에는 재능이 부족한지라 ‘그럼 유통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잡지를 창간했습니다.
월간토마토 시즌1은 그래서 예술 매개가 핵심이었어요. 예술인들을 소개하고, 예술 현장을 찾아가고, 예술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작업들을 했습니다. 2008년부터는 오프라인에서 북카페 ‘이데’를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나름 선진적인 공간이었죠. 예술의 일상성을 향했기 때문에 카페에서 전시나 공연, 아트플리마켓을 열고 지역 청년들과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활동도 이루어졌어요. 굉장히 많은 일들을 했죠. 이때는 조직 규모도 컸습니다. 직원이 많을 때는 20~30명 정도 되었거든요. 근데 문제는 ‘월간토마토’로 돈을 번 게 아니었다는 거죠. 월간토마토는 창간 이래 적자를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조직의 외형은 확장했지만 잡지의 구독자는 절대 늘지 않는.. 한계에 봉착을 했었죠.
그렇게 10년 넘게 치열하게 하다 보니 병을 얻었습니다. 다른 돌파구가 필요했고. 이제 그만 두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월간토마토도 그만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잡지를 만드는 분들은 알겠지만, 폐간이라는 게 어떤가요. 이혼을 결심했다가 수없이 번복하는 느낌이랄까요. 홀가분함보다는 아쉬움이 컸어요. 그때 시즌2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또 다시 다른 방식을 고민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농업과 책이 처한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자각이 들었어요.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은 하는데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잖아요. 가치를 잘 알아주지 않죠. 이런 사회에 문제 제기를 해야겠다 마음을 먹고, 이전에 향했던 ‘예술의 일상화’라는 목표를 벗어나서 ‘농사짓듯 책을 짓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책을 공장식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였어요. 사무실에서 직접 인쇄를 하고요. 재단을 하고, 정합을 해서 한 땀 한 땀 재봉틀로 엮어 잡지를 만들었어요. 모든 페이지에 제 손때가 묻어 있는 거죠. 포장도 일일이 다 해서 독자들에게 보냈어요. 그렇게 만들다보니 점점 알아봐주는 분들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이렇게 만들고 있지 못하지만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이제 2027년이면 월간토마토가 창간 20년을 맞는데요. 주변 사람들에게 20주년 행사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할 것이다, 20만 명을 모으는 게 목표다 말하고 다녀요. 단순히 월간토마토의 20주년이 아니라 대전의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고 싶거든요. 굵직한 지역 기업들에게 파트너십 제안도 할 거예요. 당연히 안 될 수도 있어요. ‘무슨 월드컵경기장이냐’고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고요. 근데 사람들 사이에 ‘월간토마토가 20주년이래’ 유행처럼 번지도록. 그 과정에서 구독자가 늘고, 외연을 튼튼하게 하면서 이게 개인의 어떤 상품이 아니라 지역 공동의 자산으로 여겨질 수 있는 논의까지도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런 작업을 해나가면서 자연스레 지역 잡지 존재의 당위가 드러나는데요. 지금 시대에 자주 이야기되는 ‘지역 소멸’은 산업의 위축이나 인구의 이동, 이런 것들이 원인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 지역의 서사와 이야기를 제대로 기록하고 공유하지 못하는 데서 벌어진 결과라고 생각해요. 지역 공동체 안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 거죠. 이것을 저는 ‘지역 이야기 생태계’라고 표현하는데요. 지역 이야기 생태계의 구성 요소는 저자와 출판사, 잡지, 인쇄소, 서점, 도서관, 독자라고 봐요. 이 구성 요소들이 함께 발전했을 때 지역의 이야기 생태계는 건강해질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한 지역의 구성원이라면 당연히 잡지를 읽어야 해요. 주민자치와 분권,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도 잡지를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잡지가 공공성도 갖게 된다고 보거든요. 제가 20년 동안 잡지를 만들면서 잡지가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를 생각했을 때. 이러한 논리를 지역에 이해시키는 것밖에는 해답이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저의 이런 방향성과 고민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또 다른 이야기들을 듣고 싶습니다.
토론
잡지는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가?

박누리
저희 ‘월간옥이네’는 2017년 창간해서 근근이 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 100호가 나왔는데요. 월간옥이네는 공동체 지향이 강하고, 농촌 지역을 다루다보니 자치와 자급, 생태 이런 키워드들이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 잡지에요. 사실 매거진뿐 아니라 요즘은 활자 매체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적잖아요. 그게 농촌 이야기라면 더더욱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도 이걸 만드는 데 여러 고민과 어려움이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월간옥이네처럼 지역 매체들이 써 내려가는 이런 서사가 저는 대안 서사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결국은 주류에 대항하는 서사이기 때문에 이 사회에서는 절대 주류가 될 수 없구나. 이런 생각이 한편으로 듭니다. 정책적 지원이나 외부의 자원을 끌어오면 대안적 성격은 사라져버리는 게 아닐까. 이런 고민도 계속 해왔어요. 그럼 이 일은 계속 가난하게 할 수밖에 없는 건가? 고민을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최시내
‘함께가는예술인’은 예산 전액이 부산시의 지원금으로 발행되고 있어요. 올해부터 예산이 대폭 삭감되어서 현재는 격월지로 내고 있지만 내년에 다시 월간지로 복귀를 할 예정인데요. 저희 잡지는 부산민예총의 소식지에서 태동되었어요. 2012년에 대중문화 예술지로 성격을 넓히긴 했지만, 단체의 역사와 함께 가는 책이기 때문에 각자가 지향하는 잡지의 정체성이 조금씩 다르다는 고민에 부딪힙니다. 단체의 입장에서는 우리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담기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지만, 시의 지원을 받는 입장으로 지역의 종합 예술지로서 위상을 갖춰야 해요. 이런 흔들리는 양상 속에서 고민이 많은 상황입니다.
제가 2007년도에 편집장을 지내다 오랜만에 다시 편집장을 맡게 되었는데요. 실제 잡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때와 비교해 어려운 점은, 지역에 필진이 없다는 점입니다. 어떤 주제를 담아내고 싶은데 필진의 영역이 너무 좁은 거예요.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싶은데 지역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줄 수 있는 필진이 부족하다는 고민이 현재는 있습니다.

김은진
저는 사실 본업이 따로 있고요. 어찌 보면 그냥 좋아서 잡지를 만들고 있는데요. 공주에 오게 된 이유부터 말씀을 드려야 ‘소쿠리’의 시작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서울에 살다가 남편의 직장 때문에 이사를 하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단 한 번도 공주를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가까운 소도시들을 여행하면서 공주가 제 눈에는 정말 예쁘고 좋았어요. 그렇게 거주지를 옮기게 되었죠. 그런데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왜 이곳의 가치를 모를까? 이걸 한번 기록해 보는 건 어떨까하는 호기심이 생겼어요. 다행히 함께 책을 만들 수 있는 친구를 만났죠. 잡지를 만들며 공주를 들여다보니, 너무 과거에 치우쳐 있다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물론 역사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럼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록은 누가 하지?’ 이 질문이 출발점이 되어서 소쿠리를 만들게 됐습니다.
필진을 구하는 게 어렵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저는 원래 책을 만들던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지 그런 기준 자체가 없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다 쓸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공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만 있다면 글쓰기 실력은 부족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럼 소쿠리를 만들며 느끼는 어려움은 뭘까 생각해 보면, 저는 좋아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다른 잡지에 비하면 즐거움이 더 큰 것 같아요. 친구와 제가 N분의 1을 부담하면서 100% 자립으로 만들거든요. 그만큼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즐거운 것 같아요. 처음에는 누가 이 책에 관심이나 있을까 했는데 호가 거듭될수록 가치를 알아봐 주는 분들이 생겼다는 게 큰 자산이에요. 그분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서 자비로 책을 내는 일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이용원 대표님의 말씀 중 지역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서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소쿠리가 그런 과정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동호
‘대동문화’는 1995년 창간했어요. 근데 처음부터 잡지를 만들기 위해 출발한 건 아니었어요. 저희는 역사적인 장소를 찾아가는 문화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 답사에 관련된 자료집을 만든 게 시작이었습니다. 『역사의 숨결 따라』라는 제목으로 책을 발간하다가 이게 잡지로 발전을 하게 된 거죠. 그러다보니 처음부터 잡지의 정체성이 확실했어요. 대동문화는 계간지에서 월간지로 변화했다가, 다시 격월간으로 발행했다가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문화’라는 정체성만큼은 확고부동하게 지켜왔어요.
국악부터 판소리, 미술. 여러 분야의 예인을 찾아다니면서 그분들을 소개하고 전통을 꾸준히 다루다 보니까 지역에서도 점차 관심을 두더라고요. 그렇게 확장성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역시 잡지만 만들었다면 이렇게 올 수 없었어요. 문화 단체이다 보니 다른 활동들도 활발하게 하고, 거기에서 연결되는 후원회원도 많은 덕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린다면, 첫째는 지역 잡지로서 어떤 정체성이 있어야한다는 것. 경제적 어려움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 활동들을 계속해서 모색해야한다는 것. 그래야 좀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용원
여러 고민을 들으니, 시대가 변해도 지역 잡지의 역할은 늘 새롭게 생겨나긴 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이 듭니다. 대부분 도시의 구청이나 시청에서 기관지들을 만들고 있는데요.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그런 소식지를 만드는 일이 종종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 항상 공공의 영역만이 부자일까? 그 많은 예산을 ‘지역 이야기 생태계’ 안의 구성 요소들이 건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쓰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드네요.
그럼에도, 종이 잡지를 만드는 이유
박누리
저희는 구독자가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잡지의 지향이 단순히 옥천이라기보다는 농촌사회의 여러 의제들, 이야기와 계속 연결해서 담다 보니 옥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구독하는 경우가 많아요. 진안이나 원주, 제주까지 전국에 구독자가 계세요. 실제로 외지 구독자가 60% 정도 되거든요. 그리고 오마이뉴스를 통해 몇 가지 기사를 달마다 무료로 올리고 있는데요. 여기서 기사를 보고 더 자세한 이야기가 알고 싶다고 문의가 오기도 해요. 이런 일들을 경험해보면, 당장 저희에게 돈을 지불하고 보는 구독자가 아니더라도 월간옥이네라는 지역 잡지가 창출해내는 사회적 가치는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활동을 보고 자신의 지역에 비슷한 실험을 해본다거나, 참고해서 공부를 한다거나 이런 사례들이 연결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봐요. 새로운 책이 나와도 300부도 팔기 어렵다는 시대잖아요. 우리가 어떻게 잡지의 구독자를 늘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 건 사실 지금이 한계가 아닐까 싶거든요.
구독자나 판매 부수, 이런 수치로 잡히지 않는 연결들을 봐야 해요. 그런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역 잡지가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어가는 이러한 과정에도 주목을 하면 좋겠어요.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저희 대표님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겠지만(웃음) 2차, 3차적으로 지역에 돌아오는 가치를 우리가 좀 알아봐줘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용원
저는 잡지를 왜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종이 감수성’을 이야기해요. 요즘 자라나는 젊은 친구들은 종이 감수성을 아예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암울하기도 한데요. 종이 감수성이 남아있는 한 종이책은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종이 잡지도 마찬가지이고요.
요즘 개인적인 고민은 오히려 잡지와 단행본의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서, 한 달 주기로 만들어지는 잡지가 ‘한달살이’만 하고 사라지는 것이 맞는가? 고민하고 있어요. 한 달의 유효기간이 아닌 단행본처럼 영속적인 생명력을 갖게 하려면 어떤 작업들을 해야 할까. 이런 시각에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최시내
잡지는 지역 문화에 관한 당사자가 제작하고 당사자가 표현하는 매체로서 의미가 제일 크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봐요. 그런데 잡지를 만들기에만 급급하면 쌍방향 소통에 대한 것들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잖아요. 요즘은 어떤 글이나 이미지든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매체들이 너무 많다보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는 종이 매체가 참 어려워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이 되고요.
잡지의 유효기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저희는 연속성을 갖는 몇몇 코너들을 모아서 단행본으로 낸 적이 있어요. 그걸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을 때는 뿌듯하고, 보람 있기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잡지를 통한 재생산이 이루어지면 우리의 생명력을 확장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은진
저는 반드시 종이 잡지가 필요하다는 쪽에 포인트를 두고 싶진 않아요. 소쿠리를 예로 든다면, 저희는 4~50대가 주요 독자인데 이분들이 웹으로 접속해 잡지를 볼 수 있는 여건은 쉽지 않다고 봐요. 또 ‘종이 감수성’을 말씀하셨듯, 이 세대는 직접 손으로 느끼는 감성을 좋아하는 부분도 있고요. 반대로 2~30대들은 온라인 구독이 더 익숙하기 때문에 다른 채널을 고민하기도 해요.
그러니까 단순히 종이 잡지여야만 한다는 건 아니고 타겟층에 따라서, 성향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입니다. ‘연령대가 높으면 무조건 종이 잡지를 좋아한다.’ 이것도 당연히 아니거든요. 누군가는 책으로 소장하길 원할 수도 있고요. 각자가 보고자 하는 방식이 다르니, 우리는 잡지를 계속 만들지만 그 형태는 독자가 고를 수 있도록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동호
잡지나 책은 그 자체로 역사라고 생각해요. 제가 우연히 책장에서 책을 한 권 꺼냈는데 그게 1968년도에 만들어진 잡지였어요. 어느 시골에서 양파 농사에 해를 입은 농민 이야기가 담겨있었는데 아주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잡지가 발행되지 않으면 앞으로 30년, 50년 후에 오늘 일어났던 일들을 어디서 볼 수 있겠어요.
68년도 기사를 보고 당시에는 그랬구나, 이런 재밌는 일도 있었고 이런 광고도 있었네. 책이 사라지면 이런 기록들을 우연히 만나는 일은 굉장히 드물겠죠. 잡지는 시대의 기록이에요. 저는 잡지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어떤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이렇게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김은진 소쿠리 편집장
2020년 창간한 《소쿠리》는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의 재미와 행복을 찾아 공유하고 소통하자는 공감대로 만들어진 공주의 로컬 매거진이다. 김은진 편집장과 신민혜 디자이너가 공동대표로, 직접 글을 쓰고 디자인하며 소쿠리를 만들고 있다.
박누리 월간옥이네 전 편집장
《월간옥이네》는 ‘시시콜콜한 시골잡지’를 향하며 2017년 7월 창간했다. 박누리 편집장은 옥천에서 지역살이를 이어온 기자이자 기획자로, 지속 가능한 삶과 일의 방식, 특히 여성·비혼·무연고로서 지역살이에 대해 고민하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동호 대동문화 편집국장
1995년 대동문화재단에서 창간한 격월 잡지 《대동문화》는 호남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잡지로, 30년 가까운 세월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동호 편집국장은 대동문화의 역사를 이어가는 동시에 시집 『초록배낭의 향기』를 쓴 시인이자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용원 월간토마토 대표
2007년 5월, 대전의 사람들과 문화예술을 다루는 잡지 《월간토마토》를 창간했다. 잊혀가는 옛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오늘날 우리 동네의 문제를 고민하며 작은 이야기들을 모아 월간지로 엮어 보낸다. 이용원 대표는 옥천신문의 기자로 5년간 일했으며, 지역을 변화시키는 건강한 매체를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잡지를 창간해 매월 종이잡지를 짓고 있다.
최시내 함께가는예술인 편집장
《함께가는예술인》은 2003년 (사)부산민예총에서 창간한 계간지로 출발했다. 2012년 격월간 대중문화 예술지로 변화하며 부산의 일상, 문화예술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최시내 편집장은 오랜 시간 함께가는예술인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해왔다. 마을 공동체 관련 연구와 문화예술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리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