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42회를 맞은 전북연극제(3.26-28)는 오랜 시간 지역 연극을 성장시키는 중심이었다. 연극인을 발굴하고 극단을 활성화시켜온 성과는 그 결실이다. 그러나 여러 해 전부터 연극제는 한계를 맞았다. 그 배경에는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무는 연극제의 예산 현실도 놓여 있다.
전북 연극이 직면한 과제를 짚고, 현장 인력들의 경험과 인식을 공유하는 포럼이 열렸다. 사단법인 마당이 주최하고 문화저널이 주관한 포럼의 주제는 <전북연극제 40년, 그 이전 그리고 이후>. 5월 19일 한옥마을 공간봄에서 열린 포럼에는 20여 명의 지역 연극인들이 참석해 예산, 축제와 경연 사이의 구조, 심사와 비평 문화, 관객 개발, 청년 세대 유입, 지역 간 격차 문제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전북연극제의 현재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지역 연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전북연극제를 비롯해 전북 연극 전반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좌장
최기우 극작가
패널
조민철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
류경호 전주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정성구 전주시립극단 기획실장·한국연극협회 전주지부장
한유경 극단 동인무대 대표
이우송 극단 까치동 단원·한국연극협회 전주지부 사무국장

최기우
전북연극제가 벌써 42회를 치러냈습니다. 가장 많이 참가했던 해는 1998년과 2013년으로 9개 극단이 함께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계산해 보면 평균 4개 극단 정도가 참가했습니다. 다만 최근으로 올수록 참가 단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올해와 작년에는 2개 극단만 참가했죠. 그런 점에서 오늘 이 자리가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자리에서 어떤 완벽한 해답이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우리에게 어떤 과제들이 남아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지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연극제 운영, 지금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가

조민철
전북연극제는 경연이라는 구조 안에 있기 때문에, 다들 최선을 다하고, 때로는 무리를 합니다. 문제는 본선에 올라가면 어느 정도 정신적·재정적으로 보상이 되는데, 그렇지 못하면 상처와 부담을 그대로 떠안게 된다는 점입니다. 작품 하나 치르고 나면 다음 작업을 할 엄두조차 나지 않고, 단원들이 지치거나 관계가 틀어지는 일도 생깁니다.
우리는 늘 제한된 예산 내에서 어떻게든 더 많은 단체에 지원을 나누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문제는 예산이 오랫동안 제자리라는 겁니다. “내년에는 꼭 올려주겠다”라는 말은 반복됐지만, 10여 년 전 크게 삭감된 이후 다시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전북은 여러 지역연극제 중 예산이 최하위권에 속합니다.
다른 지역 사례들을 살펴봤습니다. 강원이나 경남처럼 시군을 순회하며 개최해서 지역 예산을 함께 확보하는 방식도 있고, 부산처럼 영상 심사로 본선 팀을 선정한 뒤 전체를 페스티벌 형태로 운영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또 인천은 참가 단체 대표들이 직접 심사를 맡고, 심사비를 줄여 참가 단체 지원으로 돌리는 방식까지 시도하고 있더군요.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축제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가져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희가 예산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찌 됐든 상황을 돌파할 여러 방법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반성해야겠습니다.
다른 지역의 사례들 가운데 우리 현실에 맞는 것들을 하나씩 시도해 보아야 합니다. 예산 문제도, 운영 방식도, 축제성도 결국은 긴 호흡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바꿔가다 보면 언젠가는 전북연극제만의 방식이 만들어지고, 다른 지역이 오히려 우리의 사례를 참고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전북연극제를 기록과 축적의 장으로

류경호
전북 연극에서 항상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는, 우리를 총체적으로 다룬 기록과 연구가 많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1990년대에 전북 연극사를 다룬 학술 논문이 몇 편 나온 이후로는 전북 연극이나 전북연극제를 본격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거의 이어지지 않았더라고요. 특히 연극제와 관련해서 작품 리뷰나 비평, 학술적 평가가 체계적으로 축적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과거 심사 평이나 기사, 문화저널 같은 매체에 남아 있는 기록을 다시 살펴보게 됐는데, 참고할 자료가 많지 않았습니다. 40년 넘게 지역 연극을 이끌어온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의 심사 평이 거의 유일한 기록처럼 기능해 왔던 셈입니다.
그동안의 흐름을 보면 전북 연극은 리얼리즘이나 역사극 중심의 작품들이 강세를 보여왔고, 실제로 대한민국연극제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둬왔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연출 역량 역시 다른 지역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창작극 중심의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업도 꾸준히 이루어졌고요. 다만 실험적인 작품이나 새로운 형식의 작업은 상대적으로 적었고, 작품이 장기적인 레퍼토리로 이어지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연극제를 단순히 한 해의 경연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역 연극의 축적과 기록의 장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상 작품 외에는 사장되는 것이 아니라, 희곡과 연출 노트, 무대 기록, 음향과 조명, 배우들의 작업 과정, 심사평과 비평까지 함께 남겨져야 한다는 거죠. 그런 기록들이 쌓여야 이후의 재평가도 가능해지고, 전북 연극의 역사 역시 더 구체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연극인들 스스로도 기록과 비평, 학술적 축적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최기우
류경호 교수님이 회장으로 계시던 시기에 『전북연극사 100년』이라는 단행본으로 정리된 적이 있었고, 이후 조민철 회장님 때 『전북예술문화 60년사』 안에서 전북 연극 부분이 다시 정리되었습니다. 또 전북문인협회 쪽에서 전북문학사를 정리하면서 희곡사 정리 흐름을 이어간 작업도 있었고요.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전북연극제 자체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작업은 아직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대와 객석 연결할 새로운 방법 모색해야

정성구
연극제에 가보면 객석 대부분이 연극인과 그 관계자들입니다. 일반 관객을 만나기는 쉽지 않죠. 게다가 명인홀 규모 안에서는 우리끼리만 들어가도 객석이 빠듯할 정도라, 이 체제 자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회차를 늘리거나, 소극장 중심으로 분산 운영하는 방식도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시민 관객과 만날 기회도 더 많아질 수 있고요. 무엇보다 언젠가는 유료 관람 체계로 전환해서 시민들이 직접 티켓을 구매하고 연극제를 찾는 구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주지부에서 전주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했던 단막극 페스티벌 사례를 보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팔복예술공장을 활용해 20분짜리 단막극들을 만들었는데 굉장히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거든요. 무엇보다 관객 평가를 통해 우수작을 다시 장막극으로 연결했던 시스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관객과 직접 소통하며 작품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거죠. 이런 구조는 전북연극제에서도 충분히 참고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 연극제에서 대상 작품만 조명하는 게 아니라 한 해 동안 전북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작품들을 함께 소개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연극제 기간에 아트마켓이나 아카이브 전시를 함께 운영하면서, 공연 영상이나 사진, 작품 자료들을 소개하고 전국 유통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죠. 지금은 좋은 작품이 있어도 외부로 연결될 수 있는 루트가 너무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역 대학의 연극 관련 학과들이 거의 사라지면서 20대 연극인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획자나 평론가도 그렇고, 연극 관객 자체도 줄어들고 있고요. 문화재단과의 협업 등을 통해 이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이고요. 각 극단도 SNS 홍보나 숏폼 콘텐츠 같은 새로운 방식들도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고, 시민들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방식들을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주를 벗어난 전북 연극은 어떤 현실에 있는가

한유경
저는 군산에서 연극을 시작했고, 익산에서도 오랫동안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북 연극 안에서도 전주 중심 구조를 체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불만을 이야기하러 온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역마다 조건이 다르다는 현실은 함께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인무대는 가장 어린 단원이 마흔여섯 살일 정도로 젊은 세대의 유입이 끊긴 상태입니다. 공간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부분 전용 공연장이 없고, 연습 공간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북연극제 역시 전주 외 지역에서는 공연 준비 외에도 이동과 숙박, 장비 운반 같은 추가 부담이 발생합니다. 예선이 매년 전주에서만 열리는 방식은 한 번쯤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도 예산뿐 아니라 각 시군의 예산과 관심도 함께 연결되면서, 연극제가 전북 전체의 축제로 확장될 가능성도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지역 간 연대와 네트워크가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각 지역 극단이 서로 고립된 채 남아 있으면 인력과 자원은 계속 소진될 수밖에 없습니다. 공연과 연습 공간을 공유하고, 기술과 제작 경험을 나누고, 순회공연과 공동 창작을 함께 고민하는 연결이 필요합니다. 전북연극제가 그런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욱 의미 있을 것입니다.
청년 연극인들이 바라보는 전북 연극

이우송
지금 많은 청년 연극인은 창작과 생계를 동시에 감당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고요. 여러 일을 병행하다 보니 몸은 지치고, 정작 작업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왜 연극을 시작했는가”라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조차 흐려지고 있습니다.
오늘 자리만 봐도 대부분이 선배들이고, 제 또래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연극은 혼자 만드는 작업이 아닌데, 점점 공동체 감각이 약해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도 들었습니다. 결국 작품의 분위기와 결과는 현장의 태도와 집중력에서 나오는데, 지금은 각자 버티기에 급급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단순히 청년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시대가 달라졌고, 창작 환경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처럼 열정과 희생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청년들은 ‘헌신’보다 먼저 ‘생존’을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청년들이 단순히 부족한 인력을 채우는 존재가 아니라, 앞으로 전북 연극을 함께 만들어갈 창작의 주체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자신의 시도가 존중받고, 10년 뒤 20년 뒤에도 계속 창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현장은 청년들이 배우, 스태프, 제작, 홍보까지 모두 감당하면서 겨우 유지되고 있는데, 과연 그 안에서 얼마나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지금의 전북 연극은 선배 세대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이어질 수 있었고, 그 점은 분명히 존경합니다. 다만 이제는 그 정신을 단순히 “왜 요즘 청년들은 연극에 목숨 걸지 않느냐”는 질문으로만 남길 것이 아니라, 지금 세대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선배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지, 청년들이 먼저 다가가야 할지는 아직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서로를 탓하기보다, 왜 연극을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들이 앞으로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극인들이 말하는 전북연극제
연극인 발견, 극단 활성화 통로 되어야

“전북 연극인들은 변화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하형래 극단 새로고침 프로듀서
이우송 배우가 오늘 계속 “주변 청년들이 그렇다”는 식으로 삼인칭 표현을 쓰는데, 이 자리에서 일인칭으로 자기 이야기를 직접 꺼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후배들이 조금 더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나서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평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우리는 정말 비평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가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연극제가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음 연극제부터는 협회 안에서 TF팀을 꾸려서, 시민과 연극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 모델을 실제로 만들어보는 시도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태린 청년연극인
경연 구조 안에서는 실험적인 연극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평가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는 부담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청년들이 만드는 연극은 때로는 모호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지점 때문에 더 찾아보게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전북 연극들은 역사적 소재가 많다 보니 비슷하게 느껴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지역에서는 관객을 끌어모을 소위 스타배우 육성이 어려운 만큼, 오히려 이야기나 형식에서 개성 있는 작품들이 나올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그런 시도를 했을 때 선배 연극인들이 지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명인홀 이외에 다른 무대와 형식을 고민하자”
박영준 우진문화공간 관장
연극제가 매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리고 있는데, 대관비 말고도 조명디자인비 같은 부수적인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우진문화공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 극장에 한계는 있지만, 연극제는 우선 작품의 규모보다는 가능성을 보는 자리라고 생각하거든요. 이후 본선 진출이 결정되면 그때 규모에 맞게 보완하고 발전시켜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음향이나 조명 인력 지원 같은 현실적인 도움도 줄 수 있고요.
이종화 창작소극장 대표
저도 공연장이 어느 순간부터 계속 명인홀로 고정된 것에 의문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여러 소극장에서 공연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작품 규모와 상관없이 명인홀 기준에 맞춰야 하는 분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은 소극장, 중극장, 대극장까지 다양하게 운영되잖아요. 그렇다면 지역 예선 단계에서도 작품 성격에 맞는 공연장에서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참가팀이 많을 때는 당일 셋업, 당일 공연으로 진행될 때도 있는데요. 배우 입장에서 좋은 무대를 보여주기에 굉장히 어려운 조건입니다.
강지연 전북연극협회 사무국장
예전에 소극장 공연을 운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일부 단체들의 이견이 나오면서, 심사의 형평성을 위해 한 극장으로 통일하자는 방향으로 정리가 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과정에서 연지홀은 규모나 대관료 부담이 너무 컸고, 현재 명인홀이 가장 적합한 규모라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또 배우들에게 소리문화의전당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의견들이 있었고요.

“심사와 평가,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문광수 극단 둥지 대표
오늘 나온 이야기들이 사실 10년 전에도 이미 나왔던 이야기들입니다. 솔직히, 또 같은 10년이 반복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결국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의지입니다. 다들 문제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두 번째는 평가입니다. 심사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껴질 때 가장 큰 상처를 받습니다. 지금처럼 참가팀 대표들이 직접 심사위원을 추천하는 방식은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심사만 있고 평가가 없는 건 아쉽습니다. 참가 단체들은 결과만이 아니라 무엇이 좋았고, 무엇을 보완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마지막은 함께하려는 자세입니다. 저는 한 번도 연극제를 단순 경연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남원에서는 늘 “당연히 전북연극제 나가야지”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지역에서 같이 연극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끼고, 소통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조민철
결국 평가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와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심사 결과에 항의 전화가 오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심사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생겼고, 결국 지역 원로들이 심사를 맡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심사는 조금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심사위원 세 분과 참가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이도현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부장
사실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는 젊은 청년의 입에서 나온 것 같아요. 왜 연극을 하는지, 왜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는지, 왜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요. 예산이나 다른 방법들도 물론 중요하고 우리가 계속 찾아가야 할 길이긴 하지만,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연극 정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나온 여러 이야기도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후의 논의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협회에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최기우 극작가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이름을 부르는 시간』,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쿵푸 아니고 똥푸』 등을 냈다.
조민철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
대학 시절 연극을 시작했다. 극단 황토레퍼토리시스템, 창작극회, 전주시립극단을 거쳐 전주시립극단 상임연출 등을 역임했다. 한국연극협회 전주지부장, 전북지회장, 전국연극제 집행위원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류경호 전주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1986년 연극에 입문했다. 전국연극제를 비롯한 여러 공연에 배우와 연출로 참여하여 두번의 연출상과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북연극협회장과 전주시립극단 상임연출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창작극회 운영위원장, 전주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성구 전주시립극단 기획실장·한국연극협회 전주지부장
전주를 기반으로 20년동안 연극 연출과 기획자로 활동해왔다. 현재 전주시립극단 기획실장, 한국연극협회 전주지부장으로 있다.
한유경 극단 동인무대 대표
군산에서 연극을 시작, 해마다 군산 지역 인물을 주제로 한 창작극을 무대에 올려왔다. 군산뿐 아니라 전북 각지에서 연출, 극작을 비롯한 연극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군산지부장을 역임했다.
이우송 극단 까치동 단원·한국연극협회 전주지부 사무국장
대학 시절 연극에 입문했다. 배우로 시작했으나 연출과 음향, 영상 디자인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현재 극단 까치동 단원, 전주시연극협회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정리 류나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