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마당포럼 비평의숲 ①   2026.8월호

후백제, 기억하고 기록해야 할 우리 역사

후백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지역 문화이슈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는 <2026 비평의 숲>. 올해의 첫 포럼이 주목한 주제는 ‘후백제’이다. 전주는 흔히 조선왕실의 본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견훤이 후백제의 도읍으로 삼았던 도시가 바로 전주다. 후백제는 후삼국시대 강력한 위상을 가졌던 국가였지만 37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급격히 패망하며 크게 조명되지 못했다. 최근 후백제 역사문화권 사업을 통해 천년 넘게 잊힌 후백제 역사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후백제 역사문화권 사업의 의미를 들여다보며 우리에게 놓인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유적 발굴과 랜드마크 조성, 지역사 교육, 견훤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개발, 시민 중심의 역사문화센터 설립 등 다양한 과제가 제시됐지만 모든 논의에 앞서 필요한 것은 행정과 학계, 시민을 아우르는 명확한 정책 방향과 지속적인 협력 체계다. 결국 후백제의 역사를 오늘의 지역 정체성으로 되살리는 일은 특정 기관이나 한 사람의 몫이 아니다. 역사적 실체를 찾고, 이를 시민의 언어로 풀어내며, 함께 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주제ㅣ  

후백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전주 후백제 역사문화권 사업의 의미와 과제

일시ㅣ 

2026년 7월 22일(수) 오후 2시, 전주 공간 봄


발제ㅣ 

조법종 전 우석대 교양대학장 


토론ㅣ 

강원종 문화유산마을 연구위원

이윤주 문화기획자·오렌 대표

장충희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최우중 전주시 역사복원팀장



발제


유적·교육·콘텐츠·연대, 후백제 활성화를 위한 과제



조법종  

역사문화권사업은 현재 전국적으로 관심이 높습니다. 1995년에 지방자치제가 본격화되면서 각 지역에서는 무한경쟁의 시대가 열렸죠.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역사사업으로는 먼저 ‘고도보존사업’이 있습니다. 이 사업은 한 왕조의 수도를 전제로 하다 보니 백제의 공주, 부여, 익산, 신라의 경주까지 4개 지역만 지정이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특혜이고 또 규제일 수도 있는 사업이 전개됐는데, 지역 발전의 관점에서 보면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상당히 부러움의 대상이었죠. 그러다보니 고도보존사업을 좀 더 확장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런 과정을 거쳐 등장한 것이 역사문화권사업입니다. 


2020년 6개 문화권에 대해 지정내용이 공포된 이후, 최종 9개 역사문화권이 지정되었는데요. 이때 전북의 후백제역사문화권도 포함이 됐습니다.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을 보면,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문화권과 문화유산을 연구·조사하고 발굴·복원하여 그 역사적 가치를 조명한다.’ 여기까지는 기존의 고도보존사업과 같은 맥락입니다. 이 역사문화권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다음 내용부터 드러나죠. ‘이를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보존에서 정비의 개념으로 내용이 확장됐고, 지역 발전에 역사문화유산을 적극 활용하자는데 방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역사문화유산의 경제성을 강조해 역사문화권을 중심으로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것이 역사문화권사업의 핵심입니다. 


역사문화권 정비사업은 ‘선도사업’부터 ‘광역단위 정비사업’, ‘역사문화권 진흥사업’까지 크게 3가지 주제로 발전해왔습니다. 최근 주목하는 건 역사문화권 진흥사업입니다. 유적 정비나 활용에서 그치지 말고, 지역 콘텐츠와 공동체를 결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죠. 기존 정비사업에서 나아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실제 효과가 높은 사업입니다. 


이런 흐름을 바탕으로, 이제 핵심 내용인 후백제역사문화권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후백제역사문화권은 현재 공간 범위를 최대한 넓게 확장시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후백제역사문화권 사업과 관련해서는 전북과 전남, 광주, 경북, 충북, 충남 6개 지역이 포함되어 있고 7개 시군이 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는데, 여기에 광주시와 전남 지역이 빠져있는 상황입니다. 광주와 전남은 사실상 전북과 함께 후백제역사문화권의 중요한 특성을 갖고 있어 협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여기에는 연구자나 지역 주민들의 역할보다는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음으로 후백제문화권 지방정부협의회와 관련 시민단체가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 단체들이 지극히 지역적으로만 제한되어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포괄해서 시민단체나 연구학회의 활동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2030년 개관을 목표로 하는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에 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죠. 사실상 이 공간이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와 어떤 차별성을 갖는지 의문스러워요. 여러 시민단체와 이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지만 늘 크게 변화하거나 발전하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후백제역사문화권 사업을 위해 이런 제언을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는, 후백제 역사에 대한 인식 개선 사업이 여전히 필요하고,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90년도에 이 지역에 왔을 때 금기어로 느낀 용어가 ‘동학’ 그리고 ‘후백제’였습니다. 동학은 그 사이 여러 노력을 통해 그 내용과 가치가 잘 알려졌지만 후백제는 여전히 긍정적 인식보다는 부정적으로 인식되거나 무관심한 현실입니다. 어떤 지향점으로 후백제가 지역의 자원이 될 것인가에 대해 우리 스스로 공감대가 없어요. 그래서 후백제 관련 교재와 교육프로그램 등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 


둘째로는, 역사문화권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선도사업 선정이 시급하기 때문에 우리 지역이 어떤 점이 미흡하고 보완이 필요한지 논의되길 바랍니다. 그러나 최근의 화두는 역시 역사문화권 진흥사업이죠. 우리의 역사 자원들을 어떤 콘셉트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토론


시급한 과제, 인식 개선은 어떻게?



장충희  

후백제 역사를 알리려면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있어야합니다. 아무리 전북 지역이 후백제의 기반이 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걸 기준으로 정체성을 만들 수밖에 없어요. 경주의 경우 눈앞에 바로 첨성대가 보이고, 왕릉이 보이니 경주 사람들은 다 신라인이라는 인식이 스스로도 있죠. 그런데 전북 사람들은 후백제의 후예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어디서도 그 흔적을 볼 수 없으니 자각이 없어요. 


결국 랜드마크가 부재한 것이죠.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흩어져있는 각 유적의 사적 지정도 필요하고 여러 현실적인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위에서부터의 정책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전북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우선 후백제를 알아야 하고 사랑해야 하고, 그다음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후백제를 봐야 되고 인식해야 됩니다. 그 과정들이 하나하나 이루어졌을 때 작은 불씨에서 후백제라고 하는 역사가 그래도 좀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강원종

개인적으로는 동고산성의 핵심인 주건물지를 재발굴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몇 십 년 전 조사를 했으니 보고서도 흑백이에요. 당시 건물지를 오르내리는 계단도 조사가 안됐고요. 조사가 이루어진 부분은 초석에 다 묻혀서 일반인들에게는 보이지가 않아요. 재발굴을 통해 성격 규명을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죠. 주건물지에서는 유일하게 전주성(全州城)이란 글자가 새겨진 막새기와가 출토됐어요. 이것 하나만으로도 그 위상이 대단히 높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아마 그 주변까지 재발굴을 하면 앞서 말씀한 랜드마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법종  

인식 개선을 위해 저는 우선 교육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건 연구자들도 노력해야 하고, 시민, 학생 특히 이걸 전파하는 언론 또는 교사, 공무원 등 모든 분야에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요. 그냥 무조건 후백제 교육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과 내용을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을 빨리 해야겠더라고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사 교과서를 만들면서 그 논의가 정리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검정 교과서는 교육부의 허가를 얻는 과정을 거쳐야 되기 때문에 절차상 어려움이 있어요. 그런데 인정 교과서는 교육청과 협의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인식 개선 사업의 핵심을 인정 지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으로 추진하는 거예요. 이 부분은 지자체보다는 오히려 교육청이 나서서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최우중  

전주도 선도사업이 처음 막 나왔을 때부터 거기에 대한 대응은 해왔습니다. 그런데 공모사업에 참여하며 느낀 점은, 국가유산청이나 정부 차원에서도 후백제에 대한 인식이 아직 없다는 거예요. 동고산성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조사를 하면서 90년대부터 많은 성과를 내왔기 때문에 사실 인정되는 가치는 충분하다고 보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인식은 낮은 상황이고 그러다보니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표현이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역사문화권정비법 자체가 어떻게 보면 누더기법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의 입장도 조금 곤란한 게, 전북은 지금 백제, 가야, 마한, 후백제 이렇게 4개가 묶여져 있거든요. 이 중 어떤 것을 선택해서 정책적으로 밀고 나갈 것인지 뚜렷한 결정이 없어요. 그 과정에서 명확하게 후백제를 1순위로 뽑지는 또 않았기 때문에 과감하게 무언가 실행하기가 어렵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런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은 계속 있어요.


강원종  

후백제 문화역사권에서 지금 가장 눈에 보여야할 것은 궁전이에요. 전주가 도성인 것은 알지만, 도성 내에는 궁전이 있어야하고 그 다음에 무덤이 있어야 해요. 논산에 견훤의 묘가 전해지기도 하지만, 그 아들의 묘라도 있어야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사실 하나도 찾지 못하고 있어요. 여러 설은 있지만 실체가 없는 거예요. 궁전이나 무덤 같은 실체를 더 찾아야 국가유산청, 전문가, 그 심사위원들도 인정을 할 겁니다.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보니 인식을 높이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떤 고민을 하기 이전에, 여전히 고고학자나 역사학자들이 그 실체를 찾는 게 가장 1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미래의 핵심은 ‘콘텐츠’ 견훤을 브랜딩하자


장충희  

후백제 활성화에 관해 연구하며 당시 빅데이터를 분석해봤는데요. ‘후백제’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웹상에서 대중이 어떻게 관심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본 결과, 후백제와 가장 많이 연결되는 키워드는 ‘견훤’이었습니다. 후백제에서 견훤이라는 인물이 핵심적 요소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견훤’에 대한 데이터를 더 깊게 분석해보니 인기 드라마 〈태조 왕건〉 속 하나의 등장인물, 그 정도였어요. 드라마에 주인공이 있다면 견훤은 옆에 있는 조연 같은 느낌으로 인식되어 있는 거죠. 연관 검색어는 멸망, 패륜, 금산사 유폐 이런 것들이 압도적이에요. 견훤은 결코 주인공이 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다른 측면에서 보면 견훤이라는 인물은 정말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거든요. 혼란의 시대 새로운 국가를 세운 인물로, 문무를 겸비한 혁신적인 군주였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콘텐츠들이 있어요. 이런 부분들이 대중에게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게 아쉽습니다. 




이윤주

이제는 IP적인 측면을 강조해야 해요. 후백제 역사 안에서도 스토리텔링을 부각시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무형의 자원들이 있다고 보거든요. 지자체를 홍보하는데 굉장히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캐릭터예요. 특히 일본은 캐릭터를 통한 도시 브랜딩의 좋은 사례를 갖고 있습니다. 전북에서는 익산의 마룡이도 좋은 사례죠. 이런 사례들을 벤치마킹하면서 견훤이라는 인물을 캐릭터와 연결하는 시도도 좋다고 봐요. 


전주시는 20년 전에 만든 캐릭터가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데, 사실상 활용을 거의 안하고 있어서 대중에게 인식되어 있지 않아요. 최근에야 다시 캐릭터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요. 이런 계획 단계에서 후백제 견훤이라는 요소를 캐릭터로 발굴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견훤에 대한 스토리 자원은 이미 보유되어 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의 긍정적인 측면을 알리기에도 캐릭터 개발이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단순히 캐릭터뿐만 아니라 그 속에 녹아있는 스토리가 같이 따라와야 하고, 그에 따른 세계관도 함께 구축이 되어야겠죠. 이렇게 도시 브랜딩을 후백제 역사 자원과 연결하면 좀 더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우중  

지자체의 캐릭터를 만든다고 하면 그 바탕이 되는 이미지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그 이미지가 부재했습니다. 그런데 2023년도부터 견훤 표준영정 제작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 화가를 선정해서 초안 모본이 나왔어요. 가급적 논란이 없도록 만들어 가고는 있는데 역사적 인물을 그려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대표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지면 캐릭터 작업이라든지, 태조어진 봉안행렬처럼 다른 여러 콘텐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봐요. 





후백제역사문화센터, 라키비움이 되자


조법종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는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을 결합한 라키비움 형태로 가야한다고 봅니다. 발굴조사와 연구는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 하고, 이 공간은 시민들이 함께 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해요. 견훤대왕이 우리에게 남겨준 몇 가지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전주에 삼국의 모든 책을 모았다는 거예요. 이런 이야기를 살려서 라키비움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죠. 그 방안은 오히려 간단할 수 있어요. 전국의 교수들이 소장한 도서를 다 기증받는 거예요. 다들 처리를 못해서 버려지는 책이 많거든요. 이 중요한 자료들을 소장품이 됐든 연구 자료가 됐든 하다못해 기록으로 남겨두든, 모아서 공간을 꾸려보자는 욕심이 있습니다. 


최우중  

현재 전국에 7개 국립문화유산연구소가 있는데, 최근 사례를 보니까 많은 연구소들이 산하 기관으로 역사문화센터를 만들고 있어요. 아마 후백제역사문화센터도 완주문화유산연구소의 산하 기관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는 말씀하신 것처럼 라키비움 형태로 현재 운영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럼 우리는 또 어떤 방향으로 거기와 좀 다르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조법종

저도 그 방향과 내용은 동의하면서도 결국은 산하 기관이 되는 게 문제라고 봐요. 이것이 시민 주도로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활용이 되는 성격으로 가야하는데 국가유산청 산하 기관이 되는 순간 하나하나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최우중  

지역의 시민연대와도 이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야할까 방향성에 대한 세미나를 갖기도 했는데요. 특별한 답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 연구소의 방향성을 정할 때 이런 의견 수렴의 과정이 가장 중요한 것 같고, 현재는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의 사례가 먼저 있기 때문에 그곳과 좀 다르게 성격을 가져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행정-학계-시민 아우르는 협력 체계


최우중

‘후백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생각해 봤을 때, 저는 의견을 내기보다는 좀 듣고 싶은 마음으로 왔습니다. 전주가 후백제를 놓고 어떤 정책 목표로 나아가는 게 합리적인가에 대한 방향이 정해지면 앞서 제기된 인식 개선이나 센터 설립, 콘텐츠화도 분명히 정해질 것 같거든요. 근데 지금은 이 방향이 명확히 정리가 되지 않다 보니 어려움이 있습니다. 행정에서는 어떤 이슈가 있으면 그때그때 대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이런 큰 정책적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계속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조법종

오늘 이 자리는 그 방향을 분명히 정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그 논의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기한 문제의식을 놓고 이제는 정말 생각들을 쥐어짜야 해요. 결국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답이 나오도록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니 가장 시급한 건 의지를 갖고 있는 분들의 협의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후백제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연구하는 분들이 많지만 막상 뭘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나 조직적으로 정보들이 모이면 그 수준이 달라집니다. 


장충희  

저도 오늘 명확한 답을 드리진 못했지만, 그건 확실한 것 같아요. 행정적으로,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사업과 학계, 또 시민이 생각하는 괴리는 어쩔 수가 없잖아요. 그런 차이를 조금씩 메꿔나가는 과정들이 이런 포럼이나 활동들을 통해서 우선적으로 진행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윤주  

정책적인 방향성이 선행되고 나면 콘텐츠 활성화 부분도 좀 더 체계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의 토론 자리도 유의미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의지가 있는 협의체와 시민연대, 각 역할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는데 저는 그 중간을 이어주는 매개자의 역할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직전에는 군산 관광진흥과에서 일했다 보니 행정의 고충을 잘 알고 있는데요. 그때를 떠올려보면, 근대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해 축제 하나를 만드는데도 굉장히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와 충돌이 있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행정과 이해관계자를 연결하는 기획자나 매개자들이 중간 다리 역할도 정책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법종  

오늘 논의 안에서도 어렴풋이 답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돌은 던지면 파동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이 자리를 통해 나비효과처럼 반응이 올지 기대를 해보며, 후백제 역사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확산하는 역할들을 먼저 차근차근 해나가면 좋겠다는 말씀을 끝으로 전합니다. 





조법종 전 우석대 교양대학장

한국 고대사를 전공. 오랜 시간 전북 지역에서 역사를 연구해온 사학자다.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고조선단군학회 회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원종 문화유산마을 연구위원

전주문화유산연구원 학예연구실장, 서경문화재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역임. 현재 고창 (재)문화유산마을 연구위원으로 있다. 동고산성 발굴·연구, 전주 후백제 유적 정밀지표조사 등에 참여했다. 


이윤주 문화기획자·오렌 대표

전북대 사학과/문헌정보학을 전공, 대학원에서 고고문화인류학 석사를 졸업. 17년차 문화기획자로 다양한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일해 왔으며, 현재는 예술가 마케팅 및 문화기획 전문 회사 ‘오렌’의 대표로 있다. 


장충희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의 고대사 중에서도 백제사를 전공. 현재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있으며 「전북 후백제 관련 역사문화자원 기초자료 집성 및 활성화 방안 연구」 등 후백제 관련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최우중 전주시 역사복원팀장

전주시 국가유산관리과 역사복원팀장으로, 후백제 관련 사업을 비롯해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 왕의궁원프로젝트 등 지역의 다양한 역사 현장을 관리·연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정리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