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ㅣ365일 이어지는 삼례문화예술촌 ‘지역 작가전’   2024.3월호

계절마다 새로운 지역 예술가를 만나다



이동근 ‘풍요+자연에 물들다’ 



1-2월  이동근 ‘풍요+자연에 물들다’ 

3-4월  이에녹 ‘모스월아트 익스클루시브 이끼’

5-6월  유승영 ‘LOST’ 

7-8월  강지음 ‘ASK HOLE’

9-10월  조화영 ‘문門(thinking)’

11-12월  김철규 ‘삶의 기억 결 –symbol’



삼례문화예술촌이 다양한 전시와 함께 부지런한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클래식 명화 체험전의 하나로 선보이는 레플리카 전시 ‘빈센트 반 고흐’를 비롯해, 완주 마을공동체 공예품 전시, 지역작가 공모전시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한창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는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차례로 만나는 ‘지역 작가 공모전시’다. 삼례문화예술촌은 2022년부터 전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공모를 진행해 올해로 3년째 작가들의 개인전을 지원하고 있다. 미술, 공예, 조각 등 분야를 한정하지 않고 활동경력과 전시 및 운영계획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올해도 6명의 작가가 한 해 동안 릴레이로 전시를 이어간다. 첫 주자는 서양화가 이동근 작가다. 지역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온 중견작가인 그는 1월 9일부터 3월 4일까지 ‘풍요+자연에 물들다’를 주제로, 캔버스에 오일을 이용해 그린 극사실화 24점을 선보였다. 그의 그림 속에는 꽃과 과일, 바다가 주로 등장한다. 거센 파도 위에 커다란 사과와 딸기가 떠있고, 잔잔한 물결 위에 포도 한 송이가 오버랩되기도 한다. 마치 사진으로 보일만큼 표현은 사실적이지만 작품 속 상황은 지극히 초현실적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세계는 ‘초현실적 극사실화’로 소개된다. 반대되는 두 단어가 나란히 놓인 것처럼 아이러니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에녹, 캔버스 천연 이끼 액자 (화순적벽)



3월과 4월에는 이에녹 작가의 작품을 만난다. 최근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주목받는 천연이끼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며, 이끼와 유목 소재를 사용해 자연적인 감성을 표현한다. 5월과 6월에는 군산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유승영 작가의 ‘LOST’가 전시된다. 유 작가는 아스팔트길을 상징물로 삼아 절망적인 삶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자하는 인간의 욕망을 담아낸다. 


여름에 들어서는 7월부터 8월, 강지음 작가가 ‘ASK HOLE’을 준비했다. 작가에게 구멍(Hole)은 소통의 창으로 해석된다. 구멍을 통해 다른 세계를 바라보고 교감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갈망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인하대학교 미술과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지역을 기반으로 다수의 기획전을 열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다음 주자는 조화영 작가이다. 9월부터 10월 열리는 ‘문門(thinking)’은 공적이면서 사적인 공간을 상징하는 문을 소재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는 전남대 일반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 전주문화재단의 도시갤러리 전주 작가와 전주시청의 꽃심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지음, Ask hole 21-1



전시는 11월과 12월 김철규 작가의 ‘삶의 기억 결–symbol’로 마무리된다. 그는 삶의 흔적을 나타내는 주름을 회화적으로 재해석한다. 주름을 단순히 나이 듦의 상징으로 여기지 않고 삶의 여정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가치관을 담았다. 작가는 지난해 교동미술상 수상 작가로 선정되며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1년 내내 160여 점의 개성 있는 작품들로 공간을 채우며 작가와 주민이 문화로서 가까워지길 꿈꾼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예술촌의 풍경과 함께 지역 작가들의 이름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떤가. ‘지역 작가 공모전시’는 삼례문화예술촌 제3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