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욱 집행위원장
지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민성욱 부집행위원장과 배우 정준호가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나서며 조직 재편 후 첫 축제를 치렀다. 이들이 만드는 두 번째 영화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전주국제영화제의 출범부터 함께하며 사무국장, 부집행위원장을 거쳐 조직위를 지켜오고 있는 민성욱 집행위원장을 통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우선으로 두는 가치는 좋은 영화 발굴”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영화제에 큰 변화는 없다. 외형적으로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영화제라 생각하기 때문에 매년 큰 변화를 이루어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역시 영화제의 가장 큰 목적인 좋은 영화를 발굴해 관객과 전문가에게 선보이는 본질에 집중하려 한다. 독립영화 중 화제성을 모으고 대안이 될 수 있는 작품을 발굴하는데 최우선의 가치를 두는 것이다. 작은 변화를 한 가지 꼽는다면, 매년 목요일에 열어오던 영화제가 처음으로 개막일을 수요일로 옮긴다는 점이다. 최근 대표적인 영화제들이 개막일을 목요일에서 수요일로 옮기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주영화제도 국내외 타 영화제를 벤치마킹하며 내부 논의를 거쳐 올해 첫 변화를 시도했다.
“100필름 100포스터 10주년, 다양한 전시도 함께”
여전히 거점공간인 전주돔(전주독립영화의 집) 없이 영화제를 치르며 공간 구성이나 접근성에 대한 우려도 이어진다. 이에 대해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지난해 공간 확장을 시도한 영화제는 개·폐막식 장소의 변경, 골목상영과 야외상영 등 다양한 장소를 활용했다. 이동의 불편함은 있지만 전주를 더 넓게 알리는 기회로 삼아 영화제가 다채로워졌다는 평가다. 올해는 골목 및 야외상영 장소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100필름 100포스터’ 10주년을 맞아 팔복예술공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장소에서 다양한 전시도 진행할 예정이다.
팔복예술공장 '100 Films 100 Posters' 전시, 2021ㅣ사진 김경기
“근본적 아쉬움은 노후화된 영사 시스템”
지난 영화제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는 어떨까. 그는 근본적으로 아쉽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고 전한다. 영화관의 영사 시스템이다. 감독들은 원하는 한 컷을 위해 며칠에 걸쳐 같은 장면을 수없이 반복해 찍는다. 그런 컷들을 이어 붙여 만들어진 영화가 완벽한 상태로 영사되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비극적인 상황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영화제에서는 별도로 기술팀을 꾸려 작품이 최상의 조건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독립영화관을 제외하곤 모든 영화관을 임대로 사용하고 있어 영사기 램프의 밝기, 스크린의 상태 등이 노후화 되어 교체하고 싶어도 비용 문제로 쉽지 않은 현실이다. 다행히 이번 영화제에서는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스크린을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하며 조금이나마 개선된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이후 독립영화의 집이 완공되어 3개의 상영관이 늘어나면 경쟁부문이나 특별전 작품 등을 훨씬 더 나은 조건에서 상영할 수 있게 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피할 수 없는 예산 삭감, 스폰서 유치에 총력”
올해 국내 및 국제영화제 지원 예산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조직위는 우선적으로 경상비 부분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절약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고민이 깊다. 결국은 스폰서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현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정준호 집행위원장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매년 그 기세를 이어나가야 하는데, 예산 문제로 한번 상승 곡선이 끊기면 이를 회복하는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라 부족해진 국고를 메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영화제를 기다리는 시민과 영화 팬 여러분, 언제나 그랬듯이 전주다운 작품들로 영화제 준비를 잘 마쳤으니 전주에 오셔서 마음껏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