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2025.4월호

‘문화예술로 풍요로운 일상’ 문화도시 미래를 그린다

전주문화재단-한국전통문화전당 통합 


미래문화축제 팔복축제_재단 제공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과 한국전통문화전당이 기능을 통합하고 기구를 새롭게 구성했다. 이번 통폐합은 단순한 조직개편을 넘어,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새로운 문화행정을 실현하고자하는 시도다. 중복되는 사무를 통합하고 재정비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도 함께한다. 두 기관의 통합에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실효성보다는 기능과 역할에 혼란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주의 문화를 견인해나갈 전주문화재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되는 이유다. 두 기관의 통합에 따른 역할과 과제는 무엇일까. 통합과정과 재단의 계획을 들여다보았다. 


계획부터 실행까지, 통합 과정은? 

전주시가 두 기관의 통합을 준비해온 것은 2년 전부터다. 시는 2023년 11월부터 약 6개월 동안 두 기관의 실태조사를 진행하며 통합 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전문가들의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그러나 시는 지난해 8월, 통합추진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들어갔다. 12월에 관련 조례 제·개정을 진행하면서 기능 통합을 위한 사전절차를 거친 후 올해 2월 이사회를 열어 조직개편과 등기 변경 등 준비를 마쳤다. 


두 기관이 전주문화재단으로 공식 통합된 것은 지난 3월 1일이다. 기구 통합과 조직개편에 따라 재단은 현장사무실을 제외하고는 본부를 팔복예술공장에서 한국전통문화전당으로 이전키로 했다. 재단은 3월 3일자로 본부 이전을 마친 상황이다. 조직개편도 이어졌다. 경영지원부와 문화예술실, 전통문화실, 미래문화실, 한지진흥원으로 조직을 세분화해 기존 1국 1관 10팀 47명에서 1부 3실 1원, 15팀 88명으로 확대됐다. 




전주문화재단 미션비전 선포식_재단 제공



더해진 역할과 책임감, 과제는? 

전주문화재단이 내건 새로운 비전은 ‘문화예술로 일상이 풍요로운 미래 문화도시 전주’다. 재단은 지난 3월 12일 비전선포식을 통해 3대 핵심가치와 구체적인 경영목표를 발표했다. 핵심가치는 창의, 포용, 상생이다. 문화예술 가치 증진 및 확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예술 진흥 및 산업화, 고객 중심 경영 실현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12개 전략과제를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강조되는 것은 기존에 전당이 추진하던 전통문화 보존 및 육성사업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의 문제다. 재단의 기능이 확대된 만큼, 단순히 전통을 보존하는 역할을 넘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산업화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당 내 전시장과 공연장 등 공간 활용도 과제 중 하나다. 재단은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시실을 비롯해 한지산업지원센터, 전주공예품전시관 등 관련 시설들의 활용이 가능한 점에 따라, 더욱 다양한 공간에서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공간은 전통문화전당을 포함해 9곳이다. 다른 공간과의 연계나 전통 콘텐츠에 집중한 공간 활용 등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활용도 요구된다.


관광산업이 갈수록 확대되며 시는 현재 전주관광재단의 출범도 추진 중에 있다. 전통문화전당의 법인을 ‘전주관광재단’으로 전환해 올 하반기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면서 전주문화재단은 문화예술 영역에 더욱 집중하는 동시에 전주의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그 역할과 책임감이 커졌다. 그만큼 과제도 적지 않다. 


문화계에서는 이번 통합을 계기로, 재단이 야심차게 내건 ‘문화예술로 풍요로운 일상’이 비전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시민과 예술인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 환경을 마련하는데 실질적인 역할을 다하는 문화재단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더 커졌다.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