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세계문자의 원형과 확장전
올해로 15회를 맞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장 송하진)가 9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한 달간 전북 전역에서 열린다. 올해의 주제는 '고요 속의 울림(靜中動·정중동)'이다. 혼란한 사회를 지나며, 서예의 정신문화적 가치에 더욱 집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1월 한글서예가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처음 맞는 행사인 만큼 올해는 한글서예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5개 분야 18개의 행사를 진행하며 아시아를 비롯한 유럽, 미주, 중동 등 50개국 3,400여 명의 서예가가 참여한다.
전시는 8개 주제로 나눠 서예를 다양한 시각으로 담아낸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는 문인화와 전각 등 한글서예와 타 장르의 융복합을 시도한 전시 ‘자연, 사람, 한글 먹빛전’, 공모를 통해 선발된 4명의 청년 서예가들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만나는 ‘K-서예전’, 서예비엔날레의 30년 역사를 담은 ‘디지털영상서예전’ 등이 진행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는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서예로 만나는 경전(천인천경)’이다. 1,000명의 서예인과 종교인이 함께 정중동의 정신으로 경전 필사를 수행하며, 세계 경전의 구절을 작품으로 선보인다. 종교적 경건함과 서예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로 의미가 크다. 전주뿐 아니라 전북 14개 시군에서는 매회 이어오고 있는 ‘서예, 전북의 산하를 날다’ 전시가 동시 개최된다. 전북 출신 작가를 중심으로 800명 작가의 서예작품을 전시한다.
2030년을 목표로 한글서예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조직위는 행사기간보다 앞선 9월 1일부터 전주현대미술관에서 연계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청년 시대소리-정음’을 주제로, 국내 청년작가 20여 명이 한글서예를 소재로 여러 장르의 작품을 전시한다. 9월 27일과 28일에는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한글서예의 매력과 세계화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학생서예공모전 수상작 전시와 서예체험 부스, 서예가가 현장에서 직접 쓴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한글서예 갖기 운동’, 서예작품으로 제작한 퍼즐과 전시장 곳곳에 숨겨진 힌트를 찾아가며 전시 관람을 유도하는 참여형 놀이 프로그램 등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들이 행사 기간 주말마다 열린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1997년 첫 회를 연 이후 현재까지 서예문화를 지키고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글서예의 유네스코 등재라는 새로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중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이번 비엔날레가 그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제15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9월 26일 오후 3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사들을 이어간다. 자세한 프로그램 일정과 전시 안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