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훈 명인
오랜 시간 고창농악과 함께해 온 상쇠 이명훈 명인이 고창농악 상쇠 분야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보유자로 지정됐다.
고창농악은 1998년 전북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으며 고창농악을 지켜온 고창농악보존회는 전국농악경연대회와 전주대사습놀이에서 대상을 수상, 2000년 고창농악 보유단체로 지정됐다. 또한 정창환, 황규언, 정기환 등의 명인이 개인 보유자로 지정된 바 있다. 고창농악은 호남우도농악 가운데서도 영광과 무장 인근을 통칭하는 ‘영무장농악’의 영향을 받아 가락이 화려하고 진법이 다양하며, 춤과 잡색놀이가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고창농악보존회를 오랫동안 이끌어온 명인은 1990년대 초부터 고향이기도 한 고창에 돌아와 고창농악을 지켜왔다. 고창농악 전문 교육기관인 고창농악전수관을 운영하며 체계적인 전수 교육에도 힘써왔던 그는 특히 1998년부터 10년여에 걸쳐 고창농악의 기록과 정리에 집중하며 『고창농악』, 『고창의 마을굿』 등 3권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책들은 고창농악의 역사와 내용을 체계적으로 기록함으로써 학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전승과 교육 활동뿐 아니라, 상쇠로서 굿판을 이끄는 기량 또한 매우 뛰어나 국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금은 고창농악보존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보유자 지정은 여성 상쇠로서의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 여성 상쇠로 독보적인 자리를 지켰던 명인은 ‘천하의 상쇠’로 불렸던 부안농악의 故 나금추 명인. 그는 여러 여성농악단에서 상쇠로 활약하며 여유로우면서도 힘 있는 꽹과리 타법을 선보였고, 화려했던 부포놀이는 그의 상징이 되었다. 나금추 명인은 이러한 기량을 인정받아 1987년 전라북도 최초로 농악 부문 무형유산 보유자로 지정됐으나, 2018년 작고했다.
그 뒤를 잇는 유지화 명인은 정읍농악을 대표하는 상쇠다. 스물여섯의 나이에 아리랑여성농악단을 창단해 전국적인 활동을 펼쳤으며, 쇠와 장구, 부포놀이 등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왔다. 호남우도농악의 보존과 전승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금은 정읍농악전수관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여성이라는 수식어 이전에, 이들은 농악의 음악성과 연희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농악사 전체에서 의미 있는 자리를 차지한 상쇠들이다. 이제 이명훈 명인은 나금추·유지화 명인으로 이어지는 전라북도 여성 상쇠의 계보를 잇는 인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류나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