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   2026.3월호

‘틴 팬 앨리’ 시대 조명, 전주가 재즈로 물든다


2025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사진 더바인홀)



전주에서 세계적인 재즈 연주자들을 만난다는 일. 몇 해 전만 해도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더바인홀이 꾸준히 쌓아온 시간은 그 장면을 일상으로 만들었다. 전주 삼천동의 재즈 전문 소극장 더바인홀(대표 김주환)이 ‘제5회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로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다. 4월 18일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올해 축제의 주제는 ‘틴 팬 앨리(Tin Pan Alley)’ 시대다. 1900년대 초 미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를 이끈 명곡들을 오마주하며 재즈의 근원을 짚는다.


틴 팬 앨리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뉴욕 맨해튼 28번가 일대에 악보 출판사들이 밀집해 형성된 음악 산업의 중심지다. 레코드가 생산되기 이전, 음악을 알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악보 판매였다. 출판사 사무실마다 피아노를 두고 작곡가와 연주자들이 신곡을 연주하며 홍보에 나섰고, 그 소리가 양철을 두드리는 것처럼 들린다 해서 ‘틴 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이 명칭은 특정 거리를 넘어 미국 대중음악의 초창기 작곡가 집단과 그 시대를 상징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국내 11개 팀, 해외 4개 팀 등 총 15개 팀, 80여 명의 뮤지션이 참여한다. 숫자만 놓고 보면 ‘미니’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4월 18일 9인조 원포올 빅밴드가 문을 열고, 12인조 리코타 재즈 빅패밀리가 10월 31일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 사이를 김희나 퀸텟, 하이진밴드, 류다빈, 차현정 퀸텟, 모달밴드, 오종대밴드x백효은, 소영 퀸텟, 이규리 퀸텟, 이주미 재즈팔레트 등이 채운다.


해외 라인업은 벌써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미가 주목한 싱어송라이터 '라울 미동', 프랑스를 대표하는 색소포니스트 '피에릭 페드롱', 미국 정통 재즈 피아노의 계보를 잇는 젊은 거장 '이사야 제이 톰슨', 테너 색소폰의 살아있는 전설 '스콧 해밀턴'이 전주를 찾는다. 미국과 유럽을 아우르는 연주자들의 참여로 축제의 음악적 폭이 한층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재즈가 낯선 이들을 위한 강연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최은창 교수와 최수진 작가가 재즈를 듣는 방법과 장르의 흐름을 각 5회에 걸쳐 쉽게 풀어낸다.


전주의 작은 소극장에서 출발한 이 축제는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다.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지만, 매년 정해진 시즌을 운영하며 꾸준히 관객과 만나왔다는 의미가 크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 기획 형태로 이어지면서 지역 안에 재즈 공연을 정례화하며 재즈 관객을 발굴해 왔다.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주체 창작공간 지원 사업에 선정돼 안정적으로 제도적 지원까지 받게 되었다. 공공 지원과 자체 기획 역량이 맞물리면서 프로그램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더바인홀은 이번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을 비롯해 해외 재즈 뮤지션 중심의 ‘전북국제페스타’ 등 다양한 기획 공연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시즌형 페스티벌과 개별 기획 공연을 병행하며 재즈 무대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모든 공연의 티켓 예매는 네이버 예약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다.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의 얼리버드 할인은 3월 14일까지 적용된다. 세부 일정과 프로그램 안내는 더바인홀 공식 카카오톡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4.18 sat원포올 빅밴드
4.24 fri김희나 퀸텟
5.1 fri라울 미동
5.9 sat피에릭 페드롱
5.29 fri하이진밴드
6.5 fri류다빈
6.19 fri차현정 퀸텟
6.27 sat모달밴드
7.4 sat오종대밴드x백효은
7.11 sat소영 퀸텟
7.25 sat이사야 제이 톰슨
8.8 sat이규리 퀸텟
9.5 sat이주미 재즈팔레트
10.24 sat스콧 해밀턴
10.31 sat리코타 재즈 빅패밀리

 


류나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