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 속 N년 전 오늘  2026.1월호

전북민예총의 어제와 오늘 

다시, 시대를 읽는 예술의 힘


〈문화저널 속 N년 전 오늘〉이 만난 첫 번째 기사는 1998 년 신년호,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전북민예총)의 설립에 관한 특집이다. 기사는 전북민예총 설립 준비 과정을 진단하며 왜 출범이 늦어지는가를 들여다보았다. 지금은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단체로 자리 잡은 민예총의 탄생, 그 뒷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북민예총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지역 조직으로 태동했다. 1988년 전국 조직으로 출범한 민예총은 1970년대와 80년대, 사회 전반에 확산된 민주화운동에 부응한 문화계 인사들이 문화예술 운동의 대중화를 위해 설립한 단체다. 예술로써 사회변혁을 꿈꾸는, 진보주의적 문화예술인 단체인 민예총은 이후 대안적 문화예술운동에 앞장서 왔다. 전북민예총은 이러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의 시대정신을 전북 지역에서 이어나가는 조직이었다. 

 

28년 전, 당시 기사는 수년째 추진해 온 전북민예총 설립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 전북작가회의, 민족미술인협회 등 각 장르별 단체가 조직적으로 힘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꼽는다. 무엇보다 ‘전북에 왜 민예총이 있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본질적인 과제를 제시한다. 그 후 정체성과 구체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길을 찾아온 전북민예총은 2003년 9월 5일에서야 비로소 정식 출범했다. 설립 추진이 논의되었던 시점으로부터 출범까지 꼬박 5년이나 걸린 셈이다. 


오늘의 전북민예총(이사장 이창선)은 문학, 미술, 음악, 연극, 무용, 영상, 건축, 공연, 풍물, 사진, 서예, 문화기획, 민족통일 등 13개 분야 예술인들이 참여한 조직이다. 이들은 민주주의 확립과 지역 정체성 강화, 청년 예술인 지원을 위해 따로 또 같이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전북민족예술제’. 창단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열어오며 예술인들이 사회 참여를 실현하는 통로가 되었다. 전북민족예술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운동의 뿌리가 되는 역사적 사건들을 현대적 의미로 되새긴다. 전시나 공연을 통한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표현으로 현재의 민주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묻는 역할을 해왔다. 


‘문화정책 전국 대토론회’도 전북민예총이 의지를 갖고 진행해온 사업이다. 각 문화예술 단체의 현실을 공유하고 각자도생의 한계를 넘어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청년 예술인부터, 공연 단체, 문화콘텐츠, 문화정책 등 해마다 화두가 되는 주제에 관한 대담을 열어, 건강한 예술시장을 만들기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오고 있다.


민주화운동과 민족통일운동의 한가운데에 있던 과거, ‘민족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피워 올렸던 전북민예총의 정신은 지금도 우리 사회에 요구되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았던 것처럼,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우리는 민주주의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질문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전북민예총이 출범 당시 강조했던 예술인들의 연대와 사회적 역할,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비평과 제안 등 사회를 향한 움직임들이 현시대에 맞게 더욱 창조적으로 이어져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로운 해, ‘시대를 읽어내는 예술’이 우리 곁에 더 가까이 오기를 기대하며 전북민예총의 새해를 응원한다.




ㅣ문화저널 속 N년 전 오늘ㅣ

문화저널이 올해 39주년을 맞았다. 두껍지 않은 월간지, 흑백에서 컬러 옷을 갈아입은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문화저널의 여정을 되돌아보니 ‘전북의 문화사 40년’이 거기 있다. 디지털의 시대에서도 아날로그의 의미와 가치를 지켜온 문화저널이 기록해 온 전북문화의 자취는 어떤 풍경일까. 이번 호부터 빛바랜 잡지 속 그 시절 이야기를 다시 꺼내 읽는다. 모든 독자께 추억과 기억을 안기는 반가운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