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6월호 통권 85호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다. 30여 년 전인 1995년 6월 27일, 우리나라는 첫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렀다. 지방의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우리의 손으로 직접 뽑는다는 의미에서 기대가 컸던 때다. 당시 문화저널은 강현욱, 유종근 전북도지사 후보와 함께 특별한 대담을 가졌다. 두 후보와 지역문화에 대한 인식과 약속을 묻고 답한 시간이다. 관립예술단을 비롯한 지역 극단, 판소리, 향토축제, 기업의 문화사업 투자 등 지역 문화예술계를 아우르는 폭넓은 화두가 오갔다.
당시 민주자유당 강현욱 후보가 주목한 키워드는 ‘전통예술’이었다. 그는 전북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을 전통예술로 꼽았다. 지역의 전통문화예술과 유·무형문화유산을 전도적으로 조사해 족보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춘향전과 흥부전의 발상지로써 지역에 종합적인 민속촌을 조성하는 계획에도 관심을 가졌다. 군산 출신의 강 후보는 조각가로 이름을 알린 강관욱 작가의 동생이기도하다. 그 영향으로 조각을 비롯한 미술 분야에 조예가 깊다. 그는 이전의 도지사 재임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에는 문화예술을 발표하고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지금보다도 부족했다. 이에 새로운 전북예술회관 건립을 비롯한 문화공간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당 유종근 후보는 ‘문화경쟁에서 이기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제경쟁, 교육경쟁, 문화경쟁의 시대를 내다보며, 세 가지 과제를 편파적이지 않고 고르게 발전시켜야 함을 전했다. 이에 문화예술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유 후보는 특히 음악에 각별한 관심과 취미를 두고 있었다. 이미 높은 수준에 와있는 한국의 공연문화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 노력이 필요한 때임을 강조했다.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문화예술을 고급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 후보 역시 지역에 문화 시설이 부족한 점은 문제점으로 꼽았다. 재정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의 후원과 민간단체의 모금 등을 적극 권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전북의 문화적 특색으로 판소리와 백제문화 유적 등을 꼽으며 관련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문화자원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관리하는 구조가 필요함을 전하며, 다시 한 번 문화경쟁력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기사에서는 두 후보 모두 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구체적이진 못했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30년 전 이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문화예술계는 여러 방면으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지역 문화예술계가 안고 있는 고민은 당시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선거에서는 유종근 후보가 67.15%의 득표율을 얻으며 전북도지사로 최종 당선됐다. 그는 2002년까지 연임을 통해 제29~30대 도지사로 활동했다. 이후 제31대 전북도지사 자리에는 대담을 함께한 강현욱 후보가 당선되며 2006년까지 재임하기도 했다.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