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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녹음 가득한 영화로의 소풍
초여름의 영화 축제 무주산골영화제(집행위원장 유기하)가 6월 5일(수)부터 9일(일)까지 무주군 일대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한국이 싫어서: 라이브>(감독 장건재). 작가 장강명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대 후반의 여성이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해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5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21개국 96편의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유일한 경쟁 부문인 ‘창’ 섹션에는 100편이 넘는 작품들이 출품되었으며 이 중 9편의 한국장편영화가 상영된다. 이외에도 동시대 세계영화의 흐름을 담아내는 ‘판’, 무주등나무운동장에서 상영되는 ‘락’, 덕유산의 낭만적인 야외상영을 느낄 수 있는 ‘숲’, 무주군 내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는 ‘길’ 섹션 등으로 구성된다.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무주 셀렉트: 동시대 시네아스트>의 주인공은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 동시대 영화감독 중 가장 인상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감독인 그의 초기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난다. 배우 특집 프로그램인 <넥스트 액터>에는 배우 고민시가 선정됐다. 그가 직접 선정한 영화와 드라마가 상영되며 최북미술관에서 전시 ‘우리는 고민시의 내일이 궁금해’가 함께 진행된다.
무주만의 산골 감성을 담은 <산골콘서트>, <산골책방>, <키즈 스테이지> 등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특히 올해는 KTX 연계 교통 패키지와 무주덕유산리조트 연계 숙박 패키지를 꾸려 관객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올해 무주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제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국비 지원을 받지 못했다. 영화제는 기업 후원 등을 통해 올해 영화제를 꾸리고 있지만 적잖은 어려움을 안게 된 상황. 관객들의 참여가 무주영화제의 큰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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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새로운 프로그램, 더욱 풍성해진 그림책 축제
어릴 때 펼쳐본 좋은 그림책 한권이 평생 마음의 양식이 된다고 한다. 그림책은 여전히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따뜻한 책이다.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은 그 따뜻함을 나누는 축제의 장이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이 5월 31일 개막해 6월 23일까지 열린다. 이번 도서전은 전보다 풍성해진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그림책 콘퍼런스를 통해 그림책 작가와 관련 전문가, 평론가 등이 모여 한국 그림책 성장의 발자취와 지역 그림책 문화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외에도 지역 그림책 작가들의 원화 전시, 학생 대상 단체프로그램 등이 신설되어 6개 분야 70개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해는 어떤 작가들을 만날 수 있을까. 메인 행사인 그림책 작가 초청 원화전에서는 세계적인 아동문학상인 안데르센상의 후보로 올랐던 권윤덕 작가와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가 참여했다. 지난 회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는 ‘시작-작가전’에서는 신인 작가 12명의 그림책과 원화, 더미북 등을 전시한다.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 세계 모든 독자들이 언어적 어려움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선보이는 ‘IBBY 그림책 전시’도 준비했다.
행사 기간 개막식과 주말, 공휴일에는 팔복예술공장에서 출발해 해설과 함께 도서관을 둘러볼 수 있는 그림책 투어버스와 셔틀버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자세한 일정은 전주그림책도서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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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극장 기획공연 ‘제로 쉴드 제로’
30년 이후의 디스토피아, 연극으로 만나다
창작소극장이 6월 20일부터 30일까지 연극 <제로 쉴드 제로>(작 이예본, 연출 류가연)를 올린다. 극은 2053년의 지구, 기후 위기가 들이닥쳐 특수 슈트와 헬멧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디스토피아가 배경이다. SF 연극이지만 마냥 허황되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통해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가 당장 30년 뒤 우리 앞에 닥칠 현실임을 일깨운다. 또한 과학 기술이 우리의 구원이 아니라면 인간이 믿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장인물 간의 ‘관계’를 통해 넌지시 대답한다.
<제로 쉴드 제로>는 2024년 전북문화관광재단의 소공연장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창작극회 배우들과 함께 제작했다. 창작소극장은 1991년 개관하여 올해로 35주년을 맞이하며 전북 연극의 산 역사를 함께했다.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개관 35주년 기념 기획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예매는 카카오톡 ‘창작극회’ 또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가능하며, 전석 2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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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리문화의전당 ‘태권유랑단 녹두’
천 개의 촛불로 전하는 동학의 정신
농민들이 들고 일어선 횃불이 거대한 함성이 되어 울린다. 지난 5월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된 ‘태권유랑단 녹두’의 이야기다. ‘태권유랑단 녹두’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대표 자체 제작 공연으로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전북의 역사를 조명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2021년 초연 후 4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는 특별히 동학 130주년을 맞이하여 더욱 완성도 있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인 고창을 시작으로 부안 백산전투, 정읍 황토현전투, 전주입성 등 주요 사건을 다루며 전북의 지역 정신을 일깨운다. 우석대학교 태원도특성화사업단이 동학군들의 치열했던 이야기를 고난도 격파와 무술을 통해 화려하게 전하며 여기에 퓨전국악실내악단 ‘Sori愛’의 반주가 더해졌다.
‘태권유랑단 녹두’는 전주 공연을 시작으로 5월 25일 부안예술회관에서 관객들을 만났으며 정읍사예술회관에서는 6월 29일 10시 30분과 19시, 완주삼례문화예술촌에서는 10월 9일 14시와 16시에 공연될 예정이다. 예매 정보는 각 공연장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전석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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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미술관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 기획전 ‘공동의 옷’
옷옷을 통해 연결되는 사람들
교동미술관이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맞아 전시 ‘공동의 옷 (Community clothes)’을 선보인다. 6월 11일부터 7월 7일까지 본관 2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예술가와 지역민, 미술관을 연결한다. 고보연 작가가 이어온 전시 ‘정희의 일기’를 오마주하여 각 개인의 서사가 담긴 옷을 사전에 기증받았다. 작가 한숙과 시민들이 함께 제작하는 시민 참여형 워크숍 ‘Link of Clothes’의 결과전시로, 예술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진 미술에 시민들이 참여함으로써 삶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다.
전시가 전하는 의미는 ‘공동의 옷’을 지으며 타인과 유대하는 것이다. 옷이나 밥, 집 등 주로 의식주를 말할 때 우리는 ‘짓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짓는데 활용할 수도 있다. 옷과 예술을 통해 타자와 만나며 유대감과 함께 관계 짓기를 시도한다. 교동미술관은 지난 한 달간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기념한 ‘유연한 공간 : 연대의 힘’을 선보인바 있으며, 2부 전시인 ‘공동의 옷’을 통해 그 의미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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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함께 읽기’ 북토크
한 권의 책이 된 시인
2021년 가을, 시인은 오랜 벗의 권유로 전주에 내려왔다. 시인은 <전주>라는 시를 썼을 정도로 전주를 사랑했다. 한옥마을에 터를 잡은지 어느새 3년. 느릿한 말투(?)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시인들의 시인’으로 불리어온 김사인 시인과 이종민 전북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가 전주에서의 3년 가까운 시간을 새롭게 엮는 책을 냈다. 이 교수가 시인의 정년퇴직을 기념해 기획하고 주선해 출간한 『김사인 함께 읽기』다. 이 책은 52명의 동료 문인과 지인들의 김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한 평과 그와 함께한 인연들을 전하는 글 모음집이다.
지난 5월 23일, 필진 52명을 비롯해 화가 유휴열, 박영규 서울대 명예교수, 작가 김미옥, 초청가수로 초대된 박남준 시인 등 전국에서 찾아온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김사인 함께 읽기』 발간을 축하했다. 전주교육대학교 마음연구홀에서 열린 이날 북토크쇼는 김완준 모악출판사 대표의 사회로 ‘김사인을 말하다’, ‘김사인 대 김사인’, ‘김사인이 말하다’ 등 각계 지인들이 김사인 시인과 책에 얽힌 일화와 인연을 전했다.
시인은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문과와 고려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82년 동인지 『시와 경제』의 창간 동인으로 시 쓰기를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밤에 쓰는 편지』, 『가만히 좋아하는』, 『어린 당나귀 곁에서』 등이 있다. 동덕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정년퇴임 후 전주에서 지내면서 지역의 시인들과 교류하며 인문학과 시의 대중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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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
팀 ‘BODY CARNIVAL’ 영예의 대상
세계 최정상급 비보이들의 축제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가 지난 5월 25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올해의 우승은 ‘BODY CARNIVAL’이 차지했다. 본선 진출에 성공한 8개 팀과 격돌하여 상금 1천만 원과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등으로는 팀 ‘GAMBLE ADDTICTS’, 공동 3위에는 팀 ‘MB CREW’과 ‘BREAK POINTS’가 이름을 올리며 각각 4백만 원과 2백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오프닝 공연으로 국내 심사위원 4명과 해외 심사위원 1명이 함께 져지 쇼케이스를 선보였으며, 래퍼 ‘이센스’와 엠넷 스트리트우먼파이터2의 출연자인 ‘울플러’, 스트릿댄서들로 구성된 ‘클럽인투더딥’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함께 축제의 흥을 돋웠다.
전주비보이그랑프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비보이 대회로, 전주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라스트포원’이 주관했다. 일반 시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꾸려져 본선에 앞서 5월 18일 오거리문화광장에서 ‘오픈스타일 배틀’로 다양한 스트릿댄스 장르의 댄서들이 한데 모여 공연을 펼쳤다. 또한 대회 당일 그라피티 시연 및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풍성한 볼거리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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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전주국제사진제 ‘사진의 자리, 마음의 좌표’
작가와 인공지능, 이들이 완성한 사진
전주국제사진제(운영위원장 박승환)가 올봄 열일곱살이 됐다. 매년 새로운 주제와 작가들로 동시대 이슈를 풀어내는 만큼 올해의 주제도 관심을 모았다. 제17회 전주국제사진제의 주제는 ‘사진의 자리, 마음의 좌표’다. 디지털 이미지가 발전하면서 사진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는 시대, 간단한 단어만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관련 이미지를 그려내는 일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올해는 이렇게 변화한 환경 안에서 사진과 인간사회가 맺어온 관계를 주목했다. 올해는 사진작가 겸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박형근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주제전에는 김옥선, 안옥현, 신희수, 정영호, 이나현, 이민지, 허태원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디지털이 갖는 획일성에서 벗어나 사랑과 이별, 기억과 부재 등 인간과 연결된 영역을 이미지로 담아냈다. 두 번째 주제전에서는 ‘미래를 향한 시선: 인공지능과 예술의 교차점’을 제목으로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한국 작가 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AI로 만들어낸 작업물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지역의 풍경을 작가의 시선으로 기록하는 전주로컬문화사진전, 신진작가들을 소개하는 뉴 포트폴리오, 예비 예술가들의 창작을 지지하는 자유발언전 등 여러 기획전을 진행했다. 곳곳에 전시된 개성 강한 작품들을 돌아보며 작가의 시선에 공감하기도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전주국제사진제가 전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작품의 메시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사진’이라는 매체와 가까워지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제17회 전주국제사진제는 4월 27일부터 5월 8일까지 서학동예술마을을 중심으로 전주 일원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