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   2025.7월호

preview

올해도 이어가는 여름의 소리축제, 주목할 무대는?  

제24회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 공개


지난해 여름축제로 변화를 시도한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올해도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개최된다. 올해의 키워드는 ‘본향의 메아리’다. 한국 음악의 뿌리를 유지하면서 음악의 이주와 정체성, 향수를 담은 장르, 예술가, 현대적 재해석 등 다채로운 음악들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올해의 개막공연은 2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국립극장과의 공동제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개막작 <판소리 씨어터 심청>은 고전적인 심청 이야기의 틀을 깬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효심을 강조하는 유교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서 심청을 부각시켰다. 심청가의 동초제와 강산제의 원형을 살린 동시에 현대적인 연출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개막작을 비롯해 올해는 총 57개 프로그램 69회의 공연을 선보인다. 소리축제의 대표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바탕’에는 남상일, 이난초, 김주리 등 중견 명창과 신예 소리꾼이 함께한다. ‘산조의 밤’, ‘전주의 아침’, ‘청춘예찬 젊은판소리’도 올해 어김없이 이어진다. 올해 특별히 기획한 ‘성악열전’도 주목된다. 범패, 여창가곡, 농요 등 전통 성악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을 준비했다. ‘소리썸머나잇’에서는 ‘범 내려온다’의 이날치, 국악인 송소희, 서도밴드 등 실험적인 음악을 통해 대중적 사랑을 받는 음악인들을 만난다. 


폐막공연은 안은미 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가 장식한다. 30년 넘게 무용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무용가 안은미 감독이 기획한 공연으로, 2011년부터 전국을 돌며 만난 ‘춤추는 할머니들’의 움직임을 기록하고 헌정하는 공연이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며, 광복이 되던 1945년 태어난 15명의 어르신과 70세 이상 지역 어르신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소리축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장르별 시장 거점화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우리 음악의 세계화 및 시장 확대에도 집중한다. 국제교류 플랫폼의 역할을 강화해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세계화를 향하기 전에 한국 전통 공연예술에 중심을 둔 소리축제만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여름으로 축제시기를 옮기며 발생한 애로사항에 대한 점검도 요구된다. 이왕준 조직위원장은 프로그램 발표회를 통해 “지난해 처음 여름으로 앞당긴 뒤 올해는 여름 축제로서 자리를 잡는 두 번째 해가 됐다”며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예술제를 넘어 세계 전통예술의 교류와 확산을 이끄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preview

삶이 물결치는 전북의 땅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나고 드는 땅, 만경과 동진’ 


국립전주박물관이 6월 27일부터 10월 12일까지 특별전 <나고 드는 땅, 만경과 동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문화가 오고가는 나들목이었던 전북과 그 땅에 살았던 사람들, 고대 전북의 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만경’과 ‘동진’은 강의 이름이자 땅의 이름이다. 한때 바다였던 두 강은 사람과 물자가 활발히 넘나들었던 관문이자 외부와 연결되는 통로였다. 전시는 당시 강을 넘고 바다를 건넜던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담긴 유물과 이야기를 담아낸다. 


전시 기간 다양한 연계프로그램도 함께한다. 7월 16일부터 8월 22일까지 평일 오후 전시장을 찾으면 ‘만경과 동진에서 보물찾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7월 24일에는 전시 연계 학술대회, 7월 30일부터 9월 24일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준비되어 있다. 


2025. 6. 27. – 10. 12.

국립전주박물관




preview

조선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

전주시립예술단 연합공연 ‘해어화’


전주시립예술단이 창작음악극 <해어화>를 7월 4일(목) 오후 7시 30분과 5일(금)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무대에 올린다. 


‘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뜻의 ‘해어화(解語花)’는 기생을 의미하는 옛말이다. 이번 작품은 일제강점기 1943년 경성의 기생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최고의 예인이자 가수를 꿈꾸는 두 친구 ‘소율’과 ‘연희’ 그리고 그들 사이에 얽힌 당대 최고의 작곡가 ‘윤우’를 중심으로 묘한 삼각관계를 그려낸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암울했던 1940년대, 전통과 근대화의 갈림길에서 방황하고 고뇌하는 예술인들의 치열한 삶을 그려낼 예정이다. 1930년대 2016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백하룡 각색, 조민철 연출, 이정호 작곡 등이 참여해 새롭게 무대에 옮겼다.


이번 공연은 국악가요, 한국무용, 창극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종합극 형태로 구성된다. 음악 또한 한국의 동요와 트로트, 가곡은 물론 국악관현악과 서양 오케스트라까지 다채롭게 구성될 예정이다. R석 1만 원, S석 7천 원이며, 나루컬쳐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review

소박한 시어로 시대의 불의에 맞선 시인

정양 시인 별세 


전북 문단을 대표하는 원로 정양 시인이 지난 5월 31일,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소박한 시어로 민중의 삶을 그려내는 동시에 시대의 모순과 불의에 맞섰던 시인. 『암시랑토앙케』, 『헛디디며 헛짚으며』, 『까마귀떼』, 『빈집의 꿈』 등 여러 시집을 낸 그는 시인이면서도 평론가, 교육자로서 굵직한 공적을 남겼다. 


그는 1942년 김제에서 태어났다. 1968년 시 ‘천정을 보며’가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오르며 시인으로 등단. 1977년에는 윤동주 시에 관한 평론 ‘동심의 신화’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평론가로서도 이름을 알렸다. 김제와 전주의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지낸 후 우석대 교수로 정년퇴직한 그는 교육자로서 역할에도 충실했다. 2016년 시인 김용택과 안도현 등 전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20여 명의 문인들과 함께 지역 출판사 ‘모악’을 만들기도 했다. 우리 문학의 다양성과 지속성을 지켜내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시인은 시 그 이상을 넘어선 한국 문단계의 여러 길을 묵묵히 지켜왔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으며 모악문학상을 비롯한 아름다운작가상, 백석문학상, 구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을 바라본 시인, 겸손한 시인, 사회의 불의를 날카롭게 풍자한 시인 등 그의 곁에 머물던 여러 작가들은 그를 이렇게 기억한다. 

한밤중에 배가 고파서

국수나 삶으려고 물을 끓인다

끓어오를 일 너무 많아서

끓어오르는 놈만 미친 놈 되는 세상에

열받은 냄비 속 맹물은

끓어도 끓어도 넘치지 않는다

─‘물 끓이기’ 中 / 정양 





review

따뜻한 시선,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본 세상

배리어프리 기획전시 ‘너에게 닿는 파란물결’ 


발달장애 예술가 정은혜 작가가 익산에서 전시를 갖는다. 6월 15일부터 7월 6일까지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기획전 <너에게 닿는 파란물결>에 작가의 작품 40여 점이 전시됐다. 이번 전시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누구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턱을 낮춘 ‘배리어프리’ 전시로 기획되었다. 발달장애를 가졌지만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는 우리에게 예술의 순수성과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주변 인물들의 일상을 그려낸다.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그의 작품은 사회적 편견을 넘어서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의 제목에도 이러한 의미를 담았다. 작품을 통해 일렁인 작은 물결이 또 다른 이의 가슴에 닿길 바라며, 파도가 되어 서로에게 닿고 물결이 되어 감정을 나누길 바라며 ‘너에게 닿는 파란물결’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2025. 6. 15. – 7. 6.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