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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국 90편 영화가 안기는 낭만영화제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
초여름의 낭만을 품은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가 오는 6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무주군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27개국 90편의 상영작을 8개의 상영 공간에서 선보이며, 한층 확장된 규모와 밀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지난해 예산 삭감 여파로 축소 운영됐던 영화제는 올해 다시 5일 일정으로 복귀하며 본래의 리듬을 회복했다.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신작 <흐린 창문 너머의 누군가>를 라이브 연주와 결합한 특별 상영작 <흐린 창문 너머의 누군가: 라이브>다. 서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 편의 단편이 이어지는 작품으로, 영화의 음악감독이자 밴드 까데호의 기타리스트인 이태훈이 현장 라이브 연주를 맡아 무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한국장편영화경쟁 부문인 ‘창’ 섹션에는 극영화 9편이 선정됐다. 무주산골영화제는 특정 경향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한 해 한국영화의 흐름과 결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쇼케이스 성격이 강한 영화제로 평가받는다. 올해 역시 전주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주요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들과 함께 신작들이 고르게 포함됐다.
배우 특집 프로그램 ‘넥스트 액터’는 배우 이혜리를 선정했다. 최북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는 관련 전시도 함께 열린다. 한국 영화감독 특집 프로그램 ‘디렉터즈 포커스’는 변성현 감독을 조명한다. 신작 <굿뉴스>를 비롯해 <나의 PS 파트너>,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등을 통해 그의 영화 세계를 돌아본다.
‘넥스트 시네아스트’에는 손구용 감독이 선정됐다. 그의 영화와 사진의 관계를 탐색하는 사진전과 함께 초기 단편부터 장편까지 총 5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동시대 시네아스트’는 노르웨이 감독 요아킴 트리에를 소개한다. 최근 <센티멘탈 벨류>로 국제적인 호평을 받은 그의 주요 작품 7편을 선보이며, 관련 비평서도 함께 출간될 예정이다.
그동안 아쉬움으로 지적됐던 공간 운영과 교통 편의가 개선된 점이 주목된다. 행사장 내 차량 진입과 주차를 전면 통제하고 외부 주차장과 셔틀버스를 운영하며, 덕유산국립공원 대집회장 셔틀버스 사전 유료 예약제도 시행한다. 또한 티머니모빌리티와 협력한 시외 셔틀버스, 숙박 패키지, 씨네패스(실내 상영 패키지)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보다 안정적인 관람 환경 조성에 나선다.
관객 참여 프로그램도 한층 풍성해졌다.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한 키즈 스테이지는 최북미술관과 무주상상반디숲 일대로 공간을 확장해 운영되며, 한풍루 일대에는 굿즈숍·DIY숍·포토부스 등을 갖춘 플레이존이 새롭게 조성된다. 등나무스테이지에서는 무성영화 라이브 연주와 음악공연, 야외토크가 이어지며 브랜드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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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마을의 기록, 유산이 되다
특별전 ‘이씨뜰에 핀 아름다운 벼’
전주역사박물관이 새로운 도 유형문화유산 지정을 기념하는 특별전 ‘이씨뜰에 핀 아름다운 벼’를 진행한다. 지난해 12월,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전주 이씨 사정공파(마전) 종중 문서 62점을 전시하는 자리다. 전주 서부신시가지에 위치한 ‘마전로’는 과거 ‘마전마을’의 이름을 간직한 도로다. 개발 전 이곳은 700년 동안 전주 이씨 일가가 터를 잡고 살아온 집성촌이었다. 이 마을은 고려 말의 유학자 황강 이문정 선생이 노년에 고향인 전주로 내려와 거주하며 조성됐다. 이후 후손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선생의 호를 딴 ‘황강서원’을 세우며 가문의 역사를 이어왔다. 이들은 마을 이름을 딴 ‘마전 이씨’라 불리며, 마을 앞 넓은 뜰은 ‘마전뜰’ 또는 ‘이씨뜰’이라 불렸다.
황강서원 내 사정공파 종중에서 보관되던 마전마을과 이씨뜰 이야기는 이번에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조선 후기 향촌 사회의 구조와 지역 경제상, 양반가의 구체적인 생활사를 아는 데 중요한 사료로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종중 문서를 대중에게 처음 공개하는 이번 전시는 과거 풍요로웠던 이씨뜰과 현재 번화한 신시가지를 통해 공간의 정체성을 되새기고자 한다.
2026. 5. 22 ~ 10. 11
전주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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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이 된 완판본 각수들의 삶
2026 전주브랜드공연 ‘별향단젼이라’
전주브랜드공연 마당창극이 올해로 15주년을 맞아 새로운 창극 <별향단젼이라>를 선보인다.
<별향단젼이라>는 전주의 정체성이 담긴 완판본과 그 글자를 새기는 각수의 삶을 조명한 창작극이다. 투박한 목판 위에 이름 없는 백성들의 삶과 이야기를 새겨 넣는 과정을 통해,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 오늘날까지 이어진 기록의 가치와 감동을 마당창극 특유의 해학과 소리로 풀어낸다.
연출은 박인혜, 안무는 심주영이 맡았으며, 윤돌 역에는 배우 전민권, 상단 역에는 배우 이해원이 출연한다. 판본 속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재치 있는 무대 연출과 젊은 소리꾼들의 경쾌한 에너지가 어우러져 흥과 감동이 넘치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5월 23일부터 10월 17일까지 한벽문화관에서 총 15회 진행된다. 다만 공휴일과 7월 18일부터 8월 15일까지는 기후 상황 등을 고려해 공연이 열리지 않는다. 관람료는 전석 1만5천 원이며 전 연령 관람 가능하다.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링크,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전북특별자치도민과 전주시민에게는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2026. 5. 23 ~ 10. 17
전주한벽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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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과 젊은 작가, 연구자가 한지를 품는 방식
교동미술관 기획전 ‘유연한 공간: 공동의 숨’
‘한지’라는 매체를 중심으로 장인과 예술가, 연구자가 모였다. 5월 5일부터 31일까지 열린 교동미술관의 기획전 ‘유연한 공간: 공동의 숨’을 통해서다. 이번 전시는 본관 1·2전시실과 2관을 포함한 전관에서 한지로 연결된 작품을 선보이며, 단순한 전통 재료 너머 한지의 예술적 가치를 전했다.
본관 1전시실에서는 무형유산 색지장 김혜미자의 공예 작품을 만났다. 왕실의 전통과 지역의 공예 기술을 대표하는 <명성황후장>부터 옛 생활방식이 묻어나는 <머릿장>, <이층농>, <예단함> 등을 비롯해 최근 완성한 신작 전주장도 선보여 주목됐다. 한지를 향한 묵묵한 사명으로 전주 한지공예의 예술성과 미감을 전달해 오고 있는 그의 작업은 공예적 재현을 넘어 물질과 시간이 녹아든 수행적 실천으로 읽히고 있다.
작가 논센소와 청년 작가 박성은, 이수아, 이올 3인으로 구성된 시각 기반 그룹 엣헴은 바로 이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장인의 작업,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손의 기억과 시간의 축적, 반복적인 노동의 산물 같은 무형의 가치와 서사에 집중했다. 대부분 한지라는 완결된 서사에 집중할 때 이들은 과거를 살아내고 인고의 시간을 버텼을 닥나무의 존재와 상태를 생생하게 마주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2관에서는 남지현·유시라·이상희 작가의 한지조형과 설치, 차창욱 작가의 영상, 전주천년한지관과 한지산업지원센터가 협력해 한지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담았다. 작품과 함께 전시장 한쪽에는 한지 본연의 물성에 대한 예술가들의 인터뷰를 전시해 깊이 있는 이해와 탐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맞아 기획된 자리다. 지역의 문화자원인 한지를 통해 세대 간 단절을 잇고, 장인과 예술가, 시민이 교감하는 공동의 호흡으로 한지를 기록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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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작업 언어가 만들어낸 소통의 장
에보미디어레지던시 국제교류 연계전시 ‘Distinct, Together’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두 작가가 전주를 찾았다. 디자인에보의 전시 ‘Distinct, Together’를 통해서다. 에보미디어레지던시 국제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도미니크 프레보스트와 공성미, 두 명의 작가를 초대해 서로 다른 작품 세계를 전했다.
80년대부터 활발히 활동해 온 도미니크 프레보스트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강, 나무, 하늘 등에서 발견되는 패턴에 주목한다. 프린팅과 드로잉, 붓 작업, 프로타주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종이 위에 각 재료가 지닌 고유한 성질을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공성미는 한국계 캐나다 작가다. 그의 작품 속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파란 물고기는 시간과 관계, 가족, 주어진 기회 등을 상징한다. 내면의 평화와 고요한 힘에 대한 믿음을 시각화한 것이다. 작가는 창작과 전시, 협업을 통해 문화 간 소통을 열어가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