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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쾌와 서포, 독자가 흥겹게 노니는 장
제4회 전주책쾌 7.17-18
조선 후기 전주 남부시장 일대는
책을 직접 새기고 찍어내던 서포들이 자리 잡았던 역사적인 곳이었소.
서포와 책쾌는 서로를 완성하는 존재였소.
서포에서 태어난 책이 책쾌의 봇짐에 실려 전국으로 뻗어 나갔듯,
전주책쾌 또한 독립출판의 유통과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장이 되길 바라오.
올해 4회를 맞은 독립출판 북페어 ‘전주책쾌’가 더 커진 규모로 열린다. 7월 17일부터 18일 이틀간, 전주 남부시장 내 문화공판장 작당(2층)과 로컬공판장 모이장(1층)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130개의 참가팀이 함께한다. 2층 공간만을 활용했던 지난해보다 공간을 넓혀, 더 많고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특히 한국서점조합연합회와 연계해 생애주기별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국 인생서점들이 새롭게 참여했다. 완판본의 가치를 되새기며, 책 만드는 서점 ‘서포(書舖)’를 현대적으로 조명하고자 지역 서점의 공간을 별도로 구성한 점도 주목된다.
2층 작당에는 출판사와 독립출판 창작자 등 94팀의 책쾌 부스가, 1층 모이장에는 인생서점 21팀과 15팀의 전국 지역 서점을 만난다. 각 공간별로 왁자지껄한 장날의 에너지와 느슨하게 나누는 책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조선 후기 전주의 서점 문화를 재구성한 ‘서포의 방’ 기획 전시와 전문가 초청 강연 등 프로그램도 한층 더 풍성하게 열린다.
전주책쾌는 조선시대 전국을 누비며 봇짐에 담긴 책을 팔던 서적 중개상 ‘책쾌’의 정신을 잇는다. 완판본을 제작·유통하며 출판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전주의 역사성을 현대적 독립출판 문화와 연결해, 전주의 지역성을 담는 동시에 독립출판의 매력과 가능성을 전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2026. 7. 17(금) - 18(토) 11:00~19:00
문화공판장 작당·로컬공판장 모이장|@jj.bookfair
전주책쾌 2층 68번 부스에서 문화저널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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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소라산, 문화 사랑방이 되다
‘윤흥길, 소라단 가는 길 문학의 집’ 개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윤흥길의 소설 『소라단 가는 길』 속 공간이 익산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6월 19일 개관한 ‘윤흥길, 소라단 가는 길 문학의 집’이다.
소라단은 익산에 위치한 실제 지명인 ‘소라산’을 뜻한다. 정읍에서 태어나 익산에서 활동을 펼쳐온 윤흥길 작가는 이곳을 제목으로 한 『소라단 가는 길』이란 소설을 썼다. 6·25전쟁 전후 유년 시절의 기억과 아픔을 바탕으로 쓴 연작소설이다. 해당 소설로 이름을 붙인 ‘문학의 집’은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인간애와 동심을 기억하는 따뜻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작가가 기증한 친필 원고와 집필 도구 등 70여 점의 자료가 전시돼 그의 문학 세계를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시민들의 모임과 교육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해, 누구나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윤흥길 작가는 원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사회의 모순과 서민들의 애환을 따스한 휴머니즘과 풍자로 그려내는 작가다. 대표작으로는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무지개는 언제 뜨는가』, 『장마』, 『문신(5권)』등이 있으며 한국문학작가상, 현대문학상, 박경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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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박물관을 담은 로맨틱코미디 뮤지컬, 다시 무대 오른다
아트컴퍼니 두루 ‘안녕! 크로아티아’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아트컴퍼니 두루의 창작뮤지컬 <안녕! 크로아티아>(작 김소라·연출 송광일)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7월 8일부터 11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뮤지컬 <안녕! 크로아티아>는 실제 동유럽 크로아티아에 있는 ‘실연박물관’을 모티브로 기억과 상실, 사랑의 본질을 풀어낸 로맨틱코미디다. 연인인 정인과 남해는 함께 크로아티아 여행을 떠난다. 여행지에서 우연한 사건들을 겪으며 오해를 쌓아가던 두 사람은 기억을 지워준다는 실연박물관을 찾는다. 서로의 기억을 정리한 뒤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이어지고, 작품은 기억과 사랑의 의미를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낸다.
2017년 초연한 <안녕! 크로아티아>는 여러 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됐으며 서울 대학로 공연에서도 호평받았다. 올해는 202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지원사업 기존 레퍼토리 공연으로 선정돼 다시 관객과 만난다. 관람료는 전석 3만 원, 나루컬쳐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2026. 7. 8(수) - 7.11(토)
평일 10:30, 19:30 주말 14:00, 18:00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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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과 기술로 빚어낸 군산의 기억
국립현대무용단 ‘자리와 주름: 군산’
국립현대무용단(단장 겸 예술감독 차진엽)이 군산을 찾았다. <자리와 주름: 군산>이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군산회관 너른홀 무대에 올랐다. 9회에 걸쳐 진행된 이번 공연은 1899년 개항을 전후로 격동의 근현대사를 지나며 축적된 군산의 시간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자리와 주름’은 도시공간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온 송주원 안무가의 신작이다. 사라졌거나, 사라져가는 존재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혼합현실 퍼포먼스인 이 시리즈는 첫 무대로 군산을 선택했다. 작품은 굴착노동자가 매몰됐던 해망굴, 하제마을의 팽나무, 죽음의 흔적이 남은 수라 갯벌, 이주가 진행 중인 나운주공3단지 등 군산의 장소들을 따라가며 도시가 품은 기억과 상실을 들여다본다.
공연은 일반적인 무용 공연과는 사뭇 다르다. 회차당 단 8명의 관객만 참여할 수 있으며, 관객들은 애도를 상징하는 흰 팔찌를 착용한 뒤 상복과도 같은 흰옷을 입은 안내자의 인도를 따라 공연에 참여한다. 사라진 것들을 떠올리며 흰 리본을 엮고 납골함과 향로, 죽장을 활용한 의례에 동참한다. 관객은 객석에 앉아 공연을 바라보는 대신 무용수들을 따라 움직이며 공연의 일부가 된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무용과 VR· AR 기술을 결합했다는 점이다. 관객은 VR 기기를 착용한 채 군산의 여러 장소를 오간다. 여러 죽음이 있었던 해망굴과 수라 갯벌 위를 걷고, 사람이 떠난 나운주공3단지를 둘러본다. 기술은 화려한 효과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사라진 풍경과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하는 도구에 가깝다.
공연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애도’에 관한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는 여러 사회적 참사를 겪으며 애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작품은 사라진 장소와 사람들을 기억하는 일이 개인의 몫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고, 함께 작별 인사를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공연 속 의례에 참여하며 군산의 상실과 변화의 시간을 함께 마주했다. <자리와 주름: 군산> 군산 사람들에게, 혹은 무언가를 애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울림으로 남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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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의 역사와 예술, 연대의 흔적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 기획전 ‘이리꼬뮨’
1980년대 익산의 지역 미술 흐름을 다양한 기록과 작품으로 풀어낸 전시가 있다. 지난 5월 22일부터 7월 5일까지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이리꼬뮨’이다.
‘꼬뮨(Commune)’은 공동체와 연대를 뜻한다. 이번 전시는 제목처럼 1980년대 이리를 ‘연대의 도시’로 조명한다. 주된 키워드는 창인동 성당, 중앙교회, 수출자유지역 공장 등이다. 연대의 거점이 되었던 이 공간들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일기와 편지, 시, 연극, 사진과 각종 기록물, 보고서, 걸개그림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당시의 삶과 공동체 문화를 전한다.
2층 전시실에는 같은 시기의 미술 작품과 현재 전북에서 활동하는 미술단체들의 작품을 함께 소개한다. 당시 문화예술의 흐름이 지금의 지역 미술 생태계와 이어지고 있음을 조명한다. 특히 전북 최초의 민중미술 그룹으로 알려진 ‘땅’ 동인의 판화 작품이 전시돼 시민과 함께했던 예술적 실천과 지역 미술운동의 의미를 되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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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과정’도 예술이 될 수 있다
공육삼아카이브 기획전 ‘다른 이름으로 저장’
전북의 지역번호 ‘063’에서 이름을 가져온 시각예술 단체 공육삼아카이브가 기획전을 가졌다. 5월 27일부터 6월 17일까지 전주한벽문화관에서 열린 전시 ‘다른 이름으로 저장’이다. 공육삼아카이브는 익산을 기반으로 만난 네 명의 작가 곽수연, 임우빈, 유주연, 정민서가 모여 서로 다른 전공과 작업 방식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의 통일된 형식이나 방향성을 추구하지 않는다. 각자의 방식을 존중하며 창작을 지속할 수 있는 관계와 장을 만들어간다.
전시장 한쪽 벽에는 커다란 단추들이 붙어있다. 곽수연은 ‘단추’를 매개로 개인의 기억과 감정을 책, 사진, 오브제, 설치미술 등으로 풀어내는 독특한 작업을 선보였다. 임우빈은 회화를 비롯한 설치와 판화 작업을 통해 인간 내면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정민서의 <유영>은 반복되는 행동과 축적의 과정을 철망의 겹침과 레이어 구조를 통해 풀어낸 작품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감각들에 주목하고자 했다. 유주연은 ‘도자’를 재료로 삶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주제들을 다뤘다.
이번 전시는 특히 완성된 작품과 함께 제작 과정에서 남겨진 기록과 흔적들을 함께 선보였다. 그 기록들은 작가의 고민과 선택의 과정, 시간의 흐름을 함께 담아내, 결과물뿐 아니라 과정 자체도 하나의 예술적 표현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