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부는 바람' 한지 부채
부채는 과연 부활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 가까이에 닿기 위해, 부채도 소소한 변신을 하고 있다. 일상의 쓰임을 고민하며 새로운 부채를 세상에 내놓는 작가들 덕분이다. 시원한 바람이 절실한 올여름, ‘숲에서 부는 바람’을 고스란히 부채에 담아 전하는 작가가 있다. 공예와 조각, 설치 작업을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 작품을 만드는 김현주 디자이너다.
2021년 처음 선보인 ‘숲에서 부는 바람’ 시리즈는 나무를 형상화한 디자인의 부채로, 숲 속을 걷는 것과 같은 선선한 바람은 물론 모아두면 숲과 같은 시각적 경험을 전한다. 전통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그의 부채 작품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를 사로잡고 있다. 그가 일으키는 바람은 어떤 이야기를 몰고 올까. 지금을 살아가는 작가의 시선으로 부채의 미래를 바라봤다.
특명, 부채의 멸종을 막아라
저는 10년 좀 넘게 한지로 작업을 해오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예 상품을 만드는 데 집중을 하고 있어요. 한지 트레이나 파우치, 노트 같은 것들을 만들다가 ‘새로운 아이템이 없을까?’ 고민을 했죠. 그러다 떠오른 게 부채였어요. 어릴 때는 어른들이 부채 들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집집마다 부채 하나씩은 꼭 있었거든요. 그러다 플라스틱 부채만 판촉물로 돌아다니는 시대가 오고, 요즘은 그마저도 사라져 선풍기를 손에 들고 다니잖아요. 이러다 부채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풍기는 전기가 필요하니 친환경적이지도 않고 수명도 짧아요. 저는 뭐든 수명이 긴 작품들을 만들고 싶거든요. 그래서 쉽게 사라지는 물건 말고 오래갈 수 있는, 현대생활과 잘 어울리는 부채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합죽 어피선
전통 소재에 현대적 실용성을 더해
부채의 대체품이 이미 많아졌기 때문에 기능적인 부분 외에 다른 기능이 하나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보기에 그냥 예뻐서 집에 하나쯤 두고 싶은, 그런 부채를 만들고 싶었죠.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손잡이 부분이 세워지는 형태로 개발했어요. 완성하고 보니 부채가 꼭 나무처럼 보이는 거예요. 나무가 모이면 숲이 되잖아요. 숲에 가면 기분 좋은 바람이 불고요. 자연스레 콘셉트가 잡히면서 ‘숲에 부는 바람’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장인과 같은 정성으로
제작 과정은 대나무를 다듬는 것부터 시작돼요. 원래 돌 조각 작업을 해와서 어렵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힘이 들고 공정도 많아지죠. 한지는 전주의 한지 장인이 뜬 수제 한지를 사용해 사계절 나무에서 볼 수 있는 색감을 담아 염색해요. 분홍색은 봄에 핀 벚꽃나무, 녹색은 여름의 푸른 나무, 노란색은 가을에 물든 은행나무, 흰색은 겨울에 눈 덮인 나무를 표현해 그라데이션 염색을 입혀요. 다듬은 대나무 살 위에 염색한 한지를 두 겹씩 붙이고 모양에 맞게 자른 다음 테두리는 한 번 더 한지로 감싸줍니다. 마지막으로 단풍나무를 깎아 만든 손잡이랑 조립해 주면 완성돼요.
해외 시장을 사로잡은 K-부채의 탄생
감사하게도 부채에 대한 반응이 좋아요. 특히 선물용으로 사랑받고 있는데, 기업에서 해외 바이어나 외국인 VIP를 상대로 선물할 때 많이 찾아 주세요. 브랜드와 협업이 잦다보니 국내보다도 해외 판매가 많은 편이에요. 한번은 파리의 지하철에서 한 아주머니가 제 부채를 쓰는 걸 보기도 했어요. 프랑스와 미국, 도쿄, 두바이 등 해외 뮤지엄샵에서도 제 부채를 만날 수 있거든요. 이때는 꼭 제품명에 ‘한지’를 붙여요. ‘한지 부채’를 고유명사처럼 사용하면서 한지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알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김대성 장인과 협업 제작한 합죽선
전통 소재에 현대적 실용성을 더해
부채의 대체품이 이미 많아졌기 때문에 기능적인 부분 외에 다른 기능이 하나 더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보기에 그냥 예뻐서 집에 하나쯤 두고 싶은, 그런 부채를 만들고 싶었죠.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손잡이 부분이 세워지는 형태로 개발했어요. 완성하고 보니 부채가 꼭 나무처럼 보이는 거예요. 나무가 모이면 숲이 되잖아요. 숲에 가면 기분 좋은 바람이 불고요. 자연스레 콘셉트가 잡히면서 ‘숲에 부는 바람’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장인과 같은 정성으로
제작 과정은 대나무를 다듬는 것부터 시작돼요. 원래 돌 조각 작업을 해와서 어렵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힘이 들고 공정도 많아지죠. 한지는 전주의 한지 장인이 뜬 수제 한지를 사용해 사계절 나무에서 볼 수 있는 색감을 담아 염색해요. 분홍색은 봄에 핀 벚꽃나무, 녹색은 여름의 푸른 나무, 노란색은 가을에 물든 은행나무, 흰색은 겨울에 눈 덮인 나무를 표현해 그라데이션 염색을 입혀요. 다듬은 대나무 살 위에 염색한 한지를 두 겹씩 붙이고 모양에 맞게 자른 다음 테두리는 한 번 더 한지로 감싸줍니다. 마지막으로 단풍나무를 깎아 만든 손잡이랑 조립해 주면 완성돼요.
해외 시장을 사로잡은 K-부채의 탄생
감사하게도 부채에 대한 반응이 좋아요. 특히 선물용으로 사랑받고 있는데, 기업에서 해외 바이어나 외국인 VIP를 상대로 선물할 때 많이 찾아 주세요. 브랜드와 협업이 잦다보니 국내보다도 해외 판매가 많은 편이에요. 한번은 파리의 지하철에서 한 아주머니가 제 부채를 쓰는 걸 보기도 했어요. 프랑스와 미국, 도쿄, 두바이 등 해외 뮤지엄샵에서도 제 부채를 만날 수 있거든요. 이때는 꼭 제품명에 ‘한지’를 붙여요. ‘한지 부채’를 고유명사처럼 사용하면서 한지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알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