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출판문화로 부흥했던 전주를 실감할 수 있는 곳은 단연 동문거리였다. 1970년대 만남의 장소로 불리던 지금의 미원탑 사거리를 중심으로 이 거리 일대에는 30여 개의 책방이 있었다. 새 책방과 헌책방, 인쇄소 등이 모여 거리는 책 향이 그득했다. 그러나 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상권은 쇠퇴했다. 하나 둘 책방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현재 동문거리에 남아있는 책방은 단 3곳. 인쇄소 역시 한두 곳만이 남아 운영되고 있다. 그나마 2년 전, 책방 골목의 추억을 담아 조성한 동문헌책도서관이 문을 열면서 이 거리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래된 ‘책방거리’로 대표되던 동문길은 2012년 예술거리조성사업을 거치며 ‘동문예술거리’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덕분에 소극장과 작은 갤러리, 공방 등의 문화예술 공간을 비롯해 이름난 식당과 카페까지. 지금은 예술가와 상인들이 함께 거리를 새롭게 채우고 있다. 그 많은 변화를 맞는 동안에도 여전히 같은 자리를 지키는 책방들, 이들이 지나온 시간을 통해 전주 출판문화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