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재단의 이 사업  2025.3월호

재단이 꼽는 올해 사업


문화재단은 그 지역만이 가진 이야기를 발견하고 문화예술과 연결하는 시도를 계속한다. 덕분에 묻혀있던 역사, 독특한 자원 등 다양한 이야기가 문화예술과 만나며 우리의 일상을 채우고 있다. 그러나 ‘내가 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질문한다면 막상 답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문화재단에 대한 대중의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각 재단이 지역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누릴 수도 있는 법이다. 지역마다 대표되는 재단의 중심 사업들을 들여다보며 잘 알지 못했던 문화예술의 즐거움을 찾아보길 바란다.






전주문화재단

#탄소예술 프로젝트: 새로운 영역을 열다




탄소는 전주가 지역 산업의 핵심으로 꼽는 소재 중 하나다. 전주문화재단은 탄소의 산업적인 측면을 넘어 이를 예술의 소재로 삼았다. 202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탄소예술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버려진 탄소섬유를 활용해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이 프로젝트는 탄소 전문 연구원들과 예술인들이 협력해 기획에 함께했다. 가벼우면서 강하고, 변형이 자유로운 특성을 가진 탄소는 예술의 소재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재단은 지난해까지 46명의 작가를 발굴·지원하며 새로운 탄소예술 장르를 개척했다. 제작한 작품은 500여 점에 이르며, 매년 기획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 산업 박람회에 참여해 탄소예술의 가능성을 알리는데 적극 나서는 중이다. 재단은 앞으로도 지역 예술과 기술을 결합한 형태의 예술을 고민하며 새로운 문화영역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익산문화관광재단

#익산서동축제: 오랜 역사를 새로운 콘텐츠로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 서동설화 등 다양한 백제문화를 간직한 익산은 이러한 역사 자원을 활용한 문화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익산시 주최, 익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익산서동축제>는 마한민속제전에서 유래해 2004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오늘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익산의 대표축제다. 백제문화 팸투어부터 무왕행차 퍼레이드, 서동선발대회, 지역예술단체의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축제는 역사 속 서동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스토리텔링해 젊은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축제가 되고 있다. 시민퍼레이드를 통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올해 <익산서동축제>는 5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중앙체육공원과 서동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고창문화관광재단

#치유문화축제: 문화예술을 통한 힐링





사회가 성장하고 복잡해지며 ‘문화예술 치유’의 영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고창문화관광재단은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토대로 치유문화 도시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 움직임은 <고창 치유문화축제>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2023년을 시작으로 올해 3회를 준비하는 치유문화축제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다양한 감각으로 치유하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고창읍성에서 차를 마시며 명상을 하기도 하고, 고창의 특산물들을 주제로 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축제는 고창문화도시센터와 재단이 협력해 주최·주관한다. 고창군은 단순한 축제를 넘어 치유문화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어르신 치유특화 프로그램, 치유문화 거점공간 조성, 치유문화 로컬콘텐츠 공모전을 진행하는 등 치유문화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집중해나가고 있다.








부안군문화재단

#공예주간: 지역 자원의 재발견





‘청자의 도시’로 불리는 부안은 명성과 달리 관련 사업의 활성화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작년을 기점으로 부안의 청자 및 공예문화는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다. 부안군문화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 공예주간 공예문화거점도시’ 공모에 선정된 것. 재단은 오랜 역사를 지닌 청자문화에서 공예산업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작년 공예주간 프로그램은 내소사, 모항, 수성당, 청자박물관 4개 장소를 거점으로 공예 향유 콘텐츠를 운영. 지역 축제와 연계한 청자 확산 캠페인을 진행했다. 올해 공예주간을 앞두고 지역 공예가와 연구자, 현장 전문가가 의견을 나누는 포럼을 열기도 했다. 재단은 2026년까지 부안 청자를 중심으로 지역에 공예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완주문화재단

#문화이장: 군민이 일구는 지역문화





완주문화재단의 중심 프로젝트는 <문화이장>이다. 2017년부터 9년째 이어져온 문화이장은 완주군 13개 읍·면 주민들로 구성된 문화예술 통신사이자 매개자로, 지역 주민과 밀접하게 협력하며 다양한 문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된 활동은 주민의 목소리를 모으는 ‘문화반상회’ 운영과 다양한 문화활동을 만들어가는 ‘주민함께 프로젝트’ 추진, 문화자치 핵심인력 성장을 위한 ‘학습 워크숍’ 진행 등이다. 문화이장은 다양한 성별과 세대, 직업으로 이루어져있다. 재단은 모든 군민이 문화를 동등하게 누리고, 참여자로서 문화를 즐기길 바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청년문화예술 주문배달 ‘청년예술 퀵’: 문화예술을 통한 힐링





전시장이나 공연장을 가지 않아도, 문화예술 접근이 어려운 직장이나 학교, 일상의 공간에 예술가들이 찾아온다면 어떨까. 전북재단은 청년문화예술 주문배달서비스 <청년예술 퀵>을 통해 도민의 문화향유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공모를 거친 청년예술인은 공연이 필요한 도내 기업이나 기관의 신청을 받아 일상의 공간에 소규모 공연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러한 형태의 찾아가는 공연예술 사업은 여러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해당 사업은 재단의 자체적인 평가는 물론 지역 내에서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어 의미 있다. 퇴임식부터 평범한 회사, 장애인복지시설 등 예술을 필요로 하는 곳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재단은 ‘일상과 함께하는 예술’을 실현하기 위해 도민의 삶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