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소극장  2025.5월호

관객과 배우, 무엇이든 가능한...

예술극장 숨




예술극장 숨은 전주 혁신도시 번화가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상가 건물 6층에 숨어있는 탓에 눈에 띄진 않지만, 이 동네의 유일한 공연장이다. 2022년 개관 이후 운영자가 한 차례 바뀌며 현재는 대표 임서진 씨가 공간을 꾸려가고 있다. 음악 콘서트부터 무용, 뮤지컬, 클래식 공연은 물론 전시회와 세미나, 강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며 공간에 경계를 두지 않고 있다.


연기와 음악을 전공한 임 대표는 이곳을 대학로의 여느 공연장처럼 활기찬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말한다. 그 바람은 극단 레드그린을 통해 조금씩 실현하고 있다. 레드그린은 연극과 뮤지컬을 좋아하는 청년들이 모여 하나의 공연을 완성해내는 일반인 뮤지컬 극단이다. 처음에는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지금은 멀리 광주와 세종 등 전국에서 참여할 정도로 인기다. 벌써 12기를 모집하며 100여 명의 청년이 함께했다. 7개 팀은 실제 무대에 올라 어엿한 데뷔(?)를 마쳤다. 임 대표가 직접 연기를 가르치며 공연은 대부분 기존의 작품을 각색해 올리고 있다. 아마추어 극단이기 때문에 누구나 무료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다. 이곳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관객과 배우, 모두 될 수 있다.







“더 많은 청년들과 놀고 싶어요”


임서진 대표





─단원들에게 이 공간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희는 연기 학원이 아니다보니 같이 놀듯이 뮤지컬을 접하고 자연스럽게 배워요. 공연이 있을 때 말고 평소에는 이곳이 연습실도 되고, 편하게 놀다가는 곳이 되죠. 이 극장에서 파티를 열기도 하고요. 올해부터는 새로운 계획도 세우고 있어요. 단원들과 함께 여기서 같이 영화도 보고, 다른 공연장 투어도 다니면서 문화적인 모임을 형성해 주는 거예요. 5월부터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원래는 모든 일을 저 혼자 해왔는데 극단 회원 중에 이 일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3명이 직원처럼 함께하고 있습니다. 각본도 쓰고, 음향이나 조명도 관리하고 회원 관리도 해요.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 공간을 통해 뮤지컬의 꿈이 넓어지고 있는 거죠.


─공간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면요  

극장 운영은 매달 나가는 비용이 크다 보니까 힘이 들어요. 저희는 극단 회원들이 내는 회비를 통해 그래도 운영을 유지하고 있어요. 소공연장 지원사업들도 많이 찾아봤는데 막상 참여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 공간에 이미 100명이 넘는 청년들이 오가며 문화적인 일을 벌이고 있는데 지역에서는 관심이 없어요. 꼭 재정적 지원이 아니더라도 이런 일에 관심을 갖고 홍보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그런 부분에 늘 아쉬움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요

이번에 창작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어요. ‘느티나무 아래에서’라는 제목으로, 완주의 역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인데요. 완주군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주민 참여형 뮤지컬로 기획을 해서 올해 안에 공연을 올릴 예정이에요. 극단에 이어 밴드 레드그린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요. 1기 팀들이 이번에 첫 공연을 합니다. 올해는 여러 프로젝트들을 확 열어보려고 해요. 더 많은 청소년 친구들이 와서 놀다갈 수 있도록 운영해보고 싶어요.



예술극장 숨ㅣ완주군 이서면 오공로 11-13 테라스샵 603호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