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소극장  2025.5월호

사람세상 소극장ㅣ아하아트홀ㅣ한해랑아트홀




무대 위 소박한 이웃의 이야기


사람세상 소극장





사람세상 소극장은 1997년 창단해 군산의 연극을 지켜가고 있는 극단 사람세상이 운영하는 곳이다. ‘지역 관객이 공감하고 지역민과 소통하는 연극’을 목표로 출발해 지역을 중심에 둔 공연을 주로 올리며 번역극보다 창작극을, 대극장보다는 소극장에 어울리는 밀도 있는 극을 선보인다. 곧 평범한 이웃들의 사연, 소박하고 정감 있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로 채워지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소극장이 자리하고 있는 동네이기도 한 군산 나운동을 배경으로 한 코믹극 ‘이웃집 쌀통’을 비롯해, 월명동 주민 순정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연극 ‘월명동 스캔들’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야기의 배경을 지역민들에게 익숙한 공간으로 설정하며 관객들이 더욱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전하고 있다. 


극단 사람세상의 최균 대표는 단원들과 힘을 모아 지금의 소극장을 지켜가고 있다. 군산에는 여전히 민간에서 운영하는 소공연장을 찾아보기 어렵다. 사람세상 소극장이 개관하고 28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군산의 소극장은 이곳이 거의 유일하다. 그래서 더욱 이 공간을 유지하는데 책임감이 더해진다. 비록 살림은 여유롭지 않더라도 극장의 문을 열어두고 매년 새로운 작품을 준비한다. 창단 이후 80회가 넘는 정기공연을 진행해 온 극단은 올해도 시민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하며 연극 외에도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할 계획이다.   


사람세상 소극장ㅣ군산시 신설로 5







좁은 골목 밝히는 선물


아하아트홀





전주 영화의 거리, 좁은 골목 사이에 소극장 아하아트홀이 선물처럼 숨어있다. 주변의 영화관이나 핫한 카페들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곳은 꽤나 긴 역사를 자랑한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극단 빈칸이 운영하고 있는 공간으로, 대중적인 작품부터 실험적인 작품까지 다양한 장르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기획공연 외에도 ‘전주시민연극제’나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 등을 열며 연극을 주제로 한 여러 축제의 거점공간이 되기도 한다. 극단 빈칸은 현재 6명의 상주 단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소극장을 운영하고 유지하는데 있어서도 단원들의 힘이 크다. 전과 비교하면 공연 횟수가 많이 줄어 공간 운영에도 어려움이 따르지만 공간 관리와 진행 등을 단원들이 함께 맡으며 이곳을 지켜가고 있다. 


아하아트홀에서는 다가오는 5월 7일부터 11일 연극 ‘뽁’을 공연한다. 재작년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작품의 앵콜공연으로, 자신의 출생과 겉모습을 바꿔 한국인처럼 살고 싶은 한 불법체류자의 이야기로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한순간 바꿀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과 그것에 동요되는 사람들에 대한 모순을 전하는 작품이다. 극단 빈칸의 대표이자 아하아트홀을 이끌고 있는 양상아 씨는 올해 소극장을 더욱 활기찬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 중이다. 전북 연극이 새롭고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타 지역 극단의 좋은 작품들을 초청해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아하아트홀ㅣ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4길 74-11 지하 1층








전주의 ‘대학로 연극’ 


한해랑아트홀





대학로의 원조 코미디 연극 <딜리버리>부터 로맨스극을 대표하는 작품 <운빨로맨스>, 전국적으로 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호러연극 <두 여자> 등 한해랑아트홀에서는 서울 대학로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제목만으로 익숙한 명작은 물론 코믹, 호러, 가족, 판타지, 스릴러, 어린이극까지 다양한 장르의 연극과 뮤지컬이 무대에 오른다. 지역 극단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대부분의 소극장과는 조금 다른 성격이다. 유명한 작품을 보러 굳이 멀리 가지 않고도 지역 주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해랑아트홀은 이곳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2015년, 북적이는 신시가지 빌딩 사이에 개관한 한해랑아트홀은 어느새 지역의 10년차 소극장으로 자리 잡았다. 공연 기획자로 일하던 유람식 대표가 우연히 전주와 인연을 맺게 되며 지금의 자리에 소극장을 연 것이 시작이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늘 해와 함께’라는 뜻을 담아 한해랑이라 이름 지었다. 매년 6개 이상의 작품을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이곳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 언제 가더라도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영화관에 가듯 관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소극장을 찾길 바라며 문턱을 낮추는 시도를 계속한다. 한해랑아트홀에서는 4월 18일부터 6월 8일까지 로맨틱 코믹연극 <남사친 여사친>을 공연한다. 남녀 간의 우정과 사랑의 경계를 탐구하며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들을 재치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한해랑아트홀ㅣ전주시 완산구 홍산중앙로 13 돌핀빌딩 3층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