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맡에 두고 읽는 이야기 한 조각
일요일의 침대라는 이름과 잘 어울리는 파자마 그림의 봉투, 그 안에 담긴 책을 꺼내 펼치면 기분 좋은 향이 퍼진다. 이곳에서 책을 구매하면 계절과 잘 어울리는 북퍼퓸을 뿌려 향기를 함께 담아준다. 덕분에 손에 든 책 한 권의 이야기는 더욱 다양한 감각으로 읽힌다. 일요일의 침대는 이렇게 뜻밖의 선물과 재미가 넘치는 책방이다. 평소 침대에서 독서를 즐기는 서지석 책방지기는 머리맡에 두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중심의 책방을 만들고 싶었다. 주말의 여유로움과 침대의 아늑한 분위기를 느끼고 가길 바라며 ‘일요일의 침대’라 이름 지었다. 스스로가 좋아하고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장르인 한국문학과 에세이를 중심으로 서가를 채웠다.
3개월 차 책방이지만 이곳에서는 매번 새로운 모임과 이벤트가 벌어진다. 함께 한 권의 책을 읽고 편하게 수다를 떠는 ‘파자마 북클럽’부터 술과 책, 대화가 함께하는 음주 독서모임 ‘리딩펍 술책러’, 서로의 취향을 엽서에 적어 나누는 ‘펜팔 교환소’, 오래 전 사두고 읽지 못한 반려책 한 권을 들고 나와 잔디밭에 앉아 노는 ‘언제산책’, 한 명의 작가와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작가의 책을 읽고, 입덕 계기, 원픽 도서 등을 공유하는 ‘최애의 책’ 모임까지. 일요일의 침대가 향하는 정체성은 이만큼 다양한 독서모임들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동네책방에 머물고,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넓히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회사 생활을 할 때도 책을 좋아해서 독서모임을 찾아다녔어요. 그때는 지역에 독서모임이 많지 않아서 서울을 왔다 갔다 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 아쉬움을 많이 느꼈죠. 내 책방을 준비한다면 책과 관련된 행사를 최대한 많이 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다인원보다는 테이블 하나에 모일 수 있는 소규모 형태여야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이 많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읽는 사람이자 쓰는 사람으로
지금의 책방을 차리기 전 서 대표는 책방똑똑의 시작을 함께한 멤버로,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을 쌓으며 자신이 원하는 책방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었다. 그보다 더 전에는 출판계에서 일했다. 여러 글을 쓰며 교정교열을 맡아온 그는 읽는 사람이자 쓰는 사람이기도 했다. 지금도 틈틈이 교정교열 작업을 하며 직접 원고를 쓰고 모아 독립출판물을 만들고 있다. 기획부터 원고, 편집, 제작까지 참여한 첫 독립출판물 '계절 참견'을 책방에서도 만날 수 있다. 전주의 시집책방 조림지, 작은 잡화점 리허설의 운영자와 함께 여름을 주제로 써내려간 이야기들을 모았다. 짧게 묶인 글들을 읽어 내려가면 친한 친구의 여름 일기를 엿보는 기분이 든다. 남은 계절들은 또 다른 친구들을 찾아 함께 채워갈 계획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 안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쌓이고, 그것을 표현해내고 싶은 욕구가 자라나기 마련이다. 일요일의 침대는 그런 사람들을 기다린다.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는 시간을 통해 결국 ‘이야기’로 연결되는 공간을 꿈꾼다. 물론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 여전히 책이 어려운 사람에게도 문은 활짝 열려있다.

서지석 책방지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 함께 읽고 쓰기를 향한다. 활발한 독서모임과 교정교열, 독립출판 등 책을 매개로한 다양한 활동들로 생활비를 번다. 시린 계절에도 여름앓이를 할 만큼 여름을 좋아한다.
일요일의 침대
#한국문학 #에세이 #독서모임
2025년 3월 오픈
전주시 풍남문4길 15-13
수 휴무 11:00-19:00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