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하면 하루가 조금 더 재밌어질 수 있을까." 올해 3월 문을 연 '북눅 전주‘는 이정승, 남강민 두 청년들의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서점이다. '북눅'은 작고 아늑한 공간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 우드톤의 따뜻한 인테리어가 느껴지는 공간에서 아트북, 그림책, 문학부터 음식, 건축, 음악, 패션 등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 책방지기만의 큐레이션을 거쳐 서가에 놓여 있다.
북눅은 ‘책’을 판다기보다 ‘책이 있는 공간’을 판다. 9천 원의 입장료를 내면 정해진 시간 없이 자유롭게 머무를 수 있다. 읽고 있던 책이 마음에 든다면 구매도 가능하다. 입장권으로 책을 읽는 방식이 흔치 않다 보니 처음엔 걱정이 많았지만, 이곳을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덕분에 명상을 하거나, 뜨개질을 하는 등 책을 읽지 않고 조용히 쉬어가는 손님이 많다.
책들은 대부분 두 사람이 오랜 시간에 걸쳐 소장해온 것으로, 자연스레 두 사람의 취향이 드러난다. 와인이나 칵테일 등 술과 관련된 책은 강민 씨가, 옷이나 음악과 관련된 책은 정승 씨가 가져온 것이다. 구입만 해두고 읽지 않은 채 잊고 있던 책도 있지만, 손님이 그 책이 정말 좋았다고 얘기하며 되려 그들에게 추천을 건넨 적도 있었다고 한다.

입장하면 차와 다과가 함께 제공된다. 차는 책방지기들의 고향인 정읍의 ‘현암다원’에서 공수한 것들을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러그, 조명, 식물, 디퓨저 같은 생활 소품들도 구매할 수 있다. 모두 두 사람이 직접 발로 뛰며 취향껏 고른 것들이다. 무엇보다 매일 저녁 5시부터 7시까지 정승 씨가 직접 디제잉한 음악이 공간을 채운다. 좋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사운드가 북눅에서의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이곳의 책방지기들은 정읍에서 자란 동갑내기 친구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며 함께 축구도 하고 게임도 하던 사이. 현재 정승 씨는 전주에서 공간을 운영하고, 강민 씨는 서울의 가구 회사에 다니며 북눅에 필요한 외부 미팅과 업무를 맡고 있다.
정승 씨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무슨 일을 해야할지 조금은 방황하며 20대를 보냈다. 제주에서 요리를 배우기도 하고, 이삿짐센터나 청소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럴 때 마음의 위안을 준 것이 바로 책이었다. 북눅은 그런 마음의 쉼이 필요했던 시간에서 비롯되었다. 이곳에서는 굳이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된다. 책과 함께 잠시 쉬어가고 싶은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이정승&남강민 책방지기
정읍에서 함께 자란 소꿉 친구다. 서로 취향이 잘 맞아 좋은 공간이나 음악, 맛집을 함께 찾아다니며 놀러 다니기를 좋아한다. 주변 어른들은 친구와의 동업에 대해 걱정하지만, 다행히(?) 아직 크게 싸운 적은 없다.
북눅
#차 #휴식 #디제잉
2025년 3월 오픈
전주시 완산구 충경로 37 2층
수 휴무 12:00-21:00
류나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