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새로운 매체의 발견  2025.9월호

한옥마을과 비빔밥 너머, 전주를 다시 보는 눈

더전주ㅣ운영자 김다애


@thejeonju



한국 사람들에게 ‘전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옥마을과 비빔밥을 꼽을 것이다. 특히 비빔밥은 전주를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전주에는 지하철이 없다는 글'에 '그럼 전주 사람들은 비빔밥을 타고 다니냐'는 댓글이 SNS에서 화제가 되었을 정도다. 하지만 전주는 그보다 훨씬 다채로운 도시다. 


한옥마을과 비빔밥에서 한 발 더 들어가, 전주의 맛과 멋을 다양한 시선으로 전하고 있는 매거진이 있다. 인스타매거진 '더전주'다. 현재 2만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이 계정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덕분에 팔로워들의 증가세도 만만치 않다. 





도시를 기록하는 다정한 시선 

더전주가 다루는 영역은 폭넓다. 지역 맛집과 카페뿐 아니라 축제·공연·전시 같은 문화생활, 시민들에게 유용한 정책과 이슈까지 담는다. 운영자인 김다애 씨는 전주시청 홈페이지와 지역 언론 등을 꼼꼼히 확인하며 정보를 교차 검증한다.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다.


게시글은 단순한 정보 전달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주한옥마을의 러닝크루 ‘전주러너스’, 전주의 음식점들이 물물교환 방식으로 음식을 판매했던 ‘미식클럽’ 같은 이야기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광복절에는 전주의 항일운동 사적지를 정리해 올리며 도시의 역사와 기억을 기록했다. 


"그냥 길을 걸어가더라도 되게 바빠요. 전주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것들도 놓치고 싶지 않거든요. 꼭 카메라를 들고 기록해야만 마음이 편해져요. 그 사진들과 안에 담긴 글을 공유하는 일이 재밌고 설레요. 빨리 올리고 싶어서 일찍 일어날 때도 많고요."


전주의 일상적인 장면이 의외로 큰 호응을 얻는 것도 흥미롭다. 주말 아침, 횡단보도 앞을 지나던 폭염 대비 살수차를 보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올린 영상은 3만 뷰를 넘겼다. 빌딩 사이 무지개를 올린 게시글도 반응이 좋았다. 그는 사람들이 화려한 콘텐츠보다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더 마음을 연다고 이야기했다. 더전주가 사랑받는 이유가 ‘진정성’에 있다는 것. 길을 지나며 전주를 다정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팔로워들이 알아봐 주고 있다. 







전주를 그렇게까지 사랑했나?

김다애 씨의 본업은 네일아티스트다. 현재 전주 웨리단길에서 ‘다즈네일’이라는 네일샵을 운영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상관없는 두 일이지만, 사실은 맞닿아 있다. 네일도 패션의 한 영역이자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분야다. 덕분에 SNS 활동이 자연스러웠고, 미감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 작업에도 익숙했다. 가게 손님이나 웨리단길 이웃들의 이야기가 콘텐츠의 씨앗이 되는 것도 더전주만의 특징이다. 


더전주의 시작은 흔히 말하는 ‘먹스타그램’이었다. 원래 김 씨는 맛집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다. 계정을 운영하다 보니 전주에는 단순한 맛집을 넘어 기록할 만한 공간과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때 전주가 재미없는 곳이라고만 생각해 벗어나고 싶어 했지만, 사진을 찍으며 전주를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계정 운영을 시작했다.


안양에서 태어나 중학생 때 전주로 이사 온 그는 대학 졸업 후 수도권에서 생활하다 다시 돌아왔다. 전주에 오래 살면서도 스스로가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자주 했고, 소속감이 부족한 점이 늘 고민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복합적인 시선으로 도시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은 더전주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얼마 전에는 ‘사는 곳을 사랑할 때, 나만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기도 했다. 


“남들은 제가 전주를 엄청 사랑한다고 말해요. 근데 막상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전주를 그렇게까지 사랑하나? 그래도 유튜브에서 전주 관련 영상에 안 좋은 댓글이 달리면 괜히 속상힌 건 있어요.”


전주를 사랑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웃어넘겼지만, 인터뷰 내내 반짝이는 눈빛은 오히려 그 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는 전주를 기반으로 다른 도시와 콘텐츠로도 나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이미 ‘더전북’, ‘맛전주’라는 계정을 운영하며 그 가능성을 시험 중이다. 전주의 다양한 장면들을 발견하고 기록해온 ‘더전주’. 그 시선이 향하는 곳마다 또 다른 이야기들이 피어나고 있다.




류나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