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ject.soble
도시 구석구석에서는 매일 작은 변화들이 일어난다. 낡은 간판이 새롭게 바뀌고, 오래 비어 있던 건물에 카페가 들어서며, 한때 붐비던 가게가 조용히 문을 닫기도 한다. 이러한 소소한 전주의 변화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 김진혁 씨가 운영하는 '소블매거진'이다. 마치 친구가 건네는 소식처럼, 전주의 일상을 큐레이션하고 있다.
소블매거진이 특별한 점은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계정 소개란에도 ‘에디터가 가본 진짜 모습’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전주의 배롱나무나 능소화 명소처럼, 직접 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맛집과 카페 역시 기본적으로 운영자가 직접 방문해 경험한 곳들만 소개한다.
지난 7월 올라온 ‘발길이 줄어든 완산벙커 근황’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세 달 만에 다시 찾은 완산벙커의 변화를 담은 게시글에는 마치 인터넷 커뮤니티의 댓글창처럼 시설 개선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의견이 이어졌다. 최근 진행된 덕진공원의 대규모 환경 개선 사업도 직접 방문해 ‘연꽃과 공사장? 덕진공원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이처럼 SNS 너머로 현장감 있는 소식을 전하는 것이 소블매거진의 가장 큰 매력이다.
"로컬매거진은 로컬큐레이터의 역할도 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은 뉴스가 하면 되거든요. 매거진은 그보다 더 지역적인 색채를 담으면서, 실제 이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와닿아야 하죠. 저는 소블매거진이 전주의 정보들이 모이는 일종의 인터넷 사랑방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이처럼 ‘발로 뛰는 매거진’이 된 배경에는 그의 경험이 있다. 과거 광고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했던 그는 현장에서 느낀 고민을 바탕으로 소상공인과 블로거를 연결하는 ‘소블체험단’이라는 플랫폼을 만들기도 했다. 소상공인과 블로거의 ‘악어와 악어새’ 같은 관계, 그리고 그 사이에서 광고회사가 어부지리로 이익을 챙기는 구조가 조금은 불편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과 블로거의 상생을 돕는 취지로 시작한 소블체험단은 수익이 없는 무료 운영으로 이어지면서 동력이 떨어져 멈춘 상태다. 지속성이라는 과제를 남겼지만, 이 경험은 지금의 소블매거진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
계정을 운영하던 초기에는 자존심처럼 ‘맛집은 절대 올리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지만, 한계를 느끼고 지금은 맛집 콘텐츠도 다룬다. 대신 진정성을 담는 방식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일이라는 부담보다 가족과 함께 방문할 장소를 찾는 마음으로,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힘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인스타매거진이 늘어나고 있잖아요. 비슷한 주제를 조금 더 빨리 올리려는 사람이 있고, 예쁘게 올리려는 사람이 있고, 길고 자세하게 하려는 사람이 있어요. 다른 계정들과 비교하다 보면 제가 기존에 가치고 있던 가치관이 흔들릴 수가 있어서 그 부분이 어려운 것 같아요. 소블매거진만의 주관을 지키는 게요."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이라는 틀을 넘어 웹사이트를 만들고, 더 확장된 형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역의 종이잡지 기획자를 찾아가 조언을 들은 것도 그 일환이다. SNS가 짧고 가볍게 소비되는 만큼, 종이 매체에서는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서였다. 언젠가는 서점에서 만날 소블매거진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된다.
류나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