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마을, 군산 말랭이마을④  2026.2월호

말랭이마을의 실험은 지속될 수 있을까




말랭이마을을 오래 지켜온 어른들은 해마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 산비탈에 자리해 오르막과 골목길이 많은 점은 마을의 특성이자 매력이 되기도 하지만, 노인들이 활동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입주 작가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해 보이던 분들이 최근 눈에 띄게 기력이 떨어져 걱정이라며 입을 모아 말했다. 문태현 대표는 10년, 20년 뒤에 마을이 확장되기보다는, 오히려 빈집이 늘어나는 쪽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덧붙인다.


이 불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마을의 다음을 책임질 사람이 보이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 현재 말랭이마을에는 마을을 대표해 방향을 잡고 꾸준히 이끌어갈 주체가 없다. 젊은 세대는 거의 없고, 입주 작가들은 1년 단위로 재평가를 받는 구조다. 마을을 ‘내가 살아갈 곳’으로 여기며 애정을 쏟고 싶어도 내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말랭이마을의 지나온 과정을 잘 아는 예술인도 일부에 그친다. 누군가 새 일을 벌였다가 중간에 빠져나가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부담 역시 남아 있다. 


행정의 역할을 기대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담당 주무관이 자주 바뀌면서 마을의 흐름을 길게 이어가기 힘든 탓이다. 여기에 마을 구조의 한계도 더해진다. 실제로 사람이 들어와 살 수 있는 집은 많지 않고, 상권을 형성하기에도 어려운 현실이다. 


말랭이마을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사업이 아니라, ‘사람이 머무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일지 모른다. 잠시 다녀가는 관계를 넘어, 함께 살아가며 책임을 나눌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이 필요한 때다. 주민과 예술인이 같은 선에서 마을의 앞날을 이야기하고, 자생적인 문화의 기반이 마련될 때, 말랭이마을의 공동체는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고다인ㆍ류나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