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사벌초사 ⓒ엽토51
41개의 전주미래유산은 전주라는 도시를 이해하고 추억을 소환시키는 일종의 가이드가 된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미래유산 현장을 돌아보며 느낀 한계와 과제도 많다. 전주미래유산은 2017년 첫 시행 당시 38건을 선정한 이후 단 3건이 추가된 41건을 보유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현재도 신규 지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최근 상호명이 바뀌었거나 운영을 멈춘 곳도 있지만 이에 따른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실상 사업 초기에만 활성화되다가 지금은 ‘미래유산’이라는 타이틀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2019년도까지만 해도 여러 미래유산 공간을 답사하는 시민참여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미래유산을 알리기 위한 시도는 있었다. 직접 미래유산 후보를 추천하는 시민 공모도 몇 차례 진행했지만 적극적인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아 참여율이 저조했다.
최초로 미래유산 사업을 시작한 서울의 경우는 어떨까. 서울은 도입 이후 매년 꾸준히 선정을 늘려가며 현재 500건 가까운 미래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 해설사와 동행하는 시민답사 프로그램도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미래유산은 특별한 지원 혜택을 주는 사업이 아닌, 지역의 가치 있는 유산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공유하는데 목적이 있다. 시민 참여가 기반이 되는 이러한 작은 프로그램들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활성화 문제 외에 또 다른 과제도 떠오른다. 신석정 시인이 살던 고택인 비사벌초사는 전주미래유산 14호로 지정되었지만, 재개발 사업과 충돌을 겪으며 철거와 보존 두 갈래 사이에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보존과 활용을 논하는 과정에는 소유자와 지역사회, 주민과의 소통도 중요함이 드러나는 사례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미래유산의 개념과 보존, 활용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데에서 생겨난다. 미래유산을 만들게 된 배경을 다시금 생각하며, 꼼꼼한 점검과 재정비가 필요한 때다. 실제 대부분의 소유자들은 미래유산 지정 이후 변화를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바라는 건 특별한 것이 아니다. ‘미래유산’이라는 이름이 단순한 이벤트성에 그치지 않도록, 그 가치를 오래도록 지켜갈 수 있는 최소한의 관심이다.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