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림 선생
좋아하는 차 추천
저는 녹차를 좋아해요. 차는 완전히 기호품이지만,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고 맑게 하려면 뭘 먹어야 되냐’고 묻는다면 녹차를 먹어야한다고 답하지요. 녹차는 신선한 잎을 바로 차로 만들잖아요. 그래서 본디 차의 성품이 그대로 지켜진 차이고. 미네랄과 비타민C 등 여러 영양소가 거의 파괴되지 않고 남아있는 차에요. 맛도 역시 산뜻하고 풍미가 있지만 영양이 풍부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즐겨 먹으면 좋지요. 녹차 안에도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그걸 다 먹어보며 비교해보고, 알아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전북의 차문화 특징
우리 전북의 차는 향이 참 좋아요. 달고 깊은 맛 역시 틀림없이 느껴지죠. 오랜 세월 차를 마셔오다 보니 이제는 눈 감고도 보성녹차, 전북녹차를 쉽게 구별할 수 있어요. 그만큼 차는 알고 보면 그 맛이나 향이 크게 차이 납니다. 차밭을 가꾼 지 올해로 25년이 되었는데요. 이 차나무의 수명이 100년에서 200년 정도이니 25년을 사람으로 치면 이제 막 청년이죠. 그래서 그런지 요즘이야말로 차 맛이 한창 좋아요. 향도 더욱 짙어졌죠.
요즘의 차문화
차를 마시는 목적이 그냥 예뻐서, 향이 좋아서, 공간의 분위기가 좋아서일지라도 일단 ‘차’에 관심을 둔다는 자체가 반갑습니다. 즐기는 방식이 어떻든 주제가 ‘차’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차를 접해보니 전보다 마음이 조금 안정되고 편안한 것 같다.’ 이런 발견을 한다면 언젠가는 차를 더 깊이 있게 만날 날도 올 거예요.

설예원
차를 즐기는 방법
다도는 배우는 것이 아니고 내가 내 손으로 차를 우려 마시며 그저 쉬는 거예요. 남이 만들어준 차를 마시면 편하긴 하지만 내가 나를 찾는 온전한 시간은 가질 수 없죠. 분주한 움직임과 어지러운 생각을 멈추기 위해 내가 나를 대접해보는 거예요. 내 손으로 만드는 차만이 내 입맛에 맞게 만들 수 있잖아요. 그리고 이걸 매개로, 내가 일단 이곳에 앉는다는 게 중요합니다. 여럿이 모여서 나누는 차는 즐거워서 좋고, 혼자 마시는 차는 쉬어서 좋지요. 대상이 있으면 세상 밖을 보게 되는데 대상이 없어지면 나를 보게 되거든요. 그러니 차는 내가 나를 만나는 시간을 위해 즐기면 됩니다.
앞으로 꿈꾸는 차문화
이제 젊은 세대 앞에도 ‘차’가 다가왔어요. 그러니 조금이라도 우리 생활 전반에 차가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한집에 사는 가족들도 각자의 방에서 독립된 생활을 하죠. 가족이 모인다 해도 TV나 스마트폰을 보고, 정작 대화할 시간이 없어요. 저는 여기서 차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어느 집이든 거실이나 주방에 찻자리를 꾸며 놓는 거예요. 우리가 시간을 정하고 친구를 만나듯, 가족과도 차 한 잔을 위한 약속을 하는 거죠. 늘 같은 시간에 모여 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거예요. 이렇게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아요.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죠. 제가 오랫동안 차를 사랑하고 알려온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이런 문화가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정착하는 겁니다. 아이들에겐 커피나 콜라를 못 마시게 하는 대신 차를 권하면 좋지 않을까요? ‘안돼’를 가르치기보다 좋은 차 한 잔을 권하는 사회가 오길 바랍니다.
고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