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 세상    2025.6월호

불황에도 지갑을 여는 감정의 힘 

캐릭터 IP 마케팅


오민정 편집위원


경주 라한호텔에서 열린 몰랑이 팝업스토어



“여기에도 가게 뭐 하나 새로 생기는 거 같은데?”

“그러니까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임대 표시가 붙어 있었던 것 같아요.”

“업종이 뭘까? 위치나 가게 면적을 보면 … 무슨 팝업 숍 같은 거 아닐까?”

“그럴 것 같아요. 아무리 불경기라도 귀엽고 무해한 것은 산다잖아요.”

“올해 초에 ‘무해력’이 소비 트렌드라고는 했지만, 신기하긴 하네.”


불황에도 지갑을 열게 하는 ‘캐릭터 IP 마케팅’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던 중, 근처에서 리모델링 중인 가게 하나를 발견했다. 벽에 칠해진 페인트 색깔이나 시트지를 보니, 소품숍이거나 팝업숍일 가능성이 커 보였다.

지난해에 비해 원도심 상권 안에서도 소품숍이나 캐릭터 상품을 파는 가게들이 부쩍 늘어난 걸 보면, 트렌드는 정말 트렌드인 듯했다. “가게가 열리면 꼭 구경 가자”고 팀원과 이야기하며 돌아오던 찰나,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팀장님, 저희 캐릭터 팝업이 오늘부터 이달 25일까지 건대 롯데시네마 브이스퀘어에서 열려요! 시간 되시면 한 번 들러주세요 :)”


작년에 전주를 방문했던 업체 대표가 보내온 메시지였다. 이 업체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도 유명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로컬 상품과의 콜라보 및 팝업 전시에도 관심이 많아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 중이었다. 검색해 보니, 이제 막 오픈한 이 팝업숍은 인스타그램에서도 벌써 ‘핫플’이 되어 있었다. 게시물을 보다 보니 새상 ‘정말 잘 키운 캐릭터 하나가 웬만한 제품군 부럽지 않구나’ 싶었다. 그래서 이번 주 주말이라도 되도록 시간을 내어 팝업이 끝나기 전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캐릭터 IP, 마케팅의 뉴-노멀이 되다?

TV와 신문에서는 ‘경기침체 장기화’, ‘5060세대의 소비 위축’ 같은 우울한 뉴스만 가득하지만, SNS에서는 MZ세대부터 모두를 겨냥한 귀엽고 ‘무해한’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이처럼 불경기에도 소비자들은 향수를 자극하거나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콘텐츠에 지갑을 연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이다. 특히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은 IP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년 캐릭터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전국 만 10세~69세 캐릭터 콘텐츠 이용자 중 68.7%가 상품 구매 시 캐릭터의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추세는 2021년 이후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연령대별 연간 소비 의향 횟수는 평균 6.5회, 회당 지출 가능 금액은 66,169원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캐릭터 IP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패션, F&B, 완구 등 다양한 분야와 채널에서 캐릭터와의 연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감정소비의 시대, 캐릭터는 무엇을 팔고 있는가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 패턴을 ‘감정 소비’로 설명한다. 소비자는 제품이나 브랜드에 내재한 정서적 의미, 스토리, 이미지에 반응해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즉, 기능적 효용뿐 아니라 정체성, 공감, 위로, 재미 등 비물질적 가치가 중요한 소비 동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캐릭터는 친근함과 반복 노출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며, 소비에 안정감과 즐거움을 제공해 반복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존 제품에 캐릭터를 접목함으로써 브랜드는 감성적인 브랜딩이 가능하며, 캐릭터의 세계관과 팬덤을 활용한 마케팅은 일시적 호감을 넘어서 장기적인 브랜드 호감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시적 유행을 넘어선 전략적 수단으로

물론 캐릭터 마케팅이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IP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브랜드 고유의 가치나 메시지가 희석되고, 소비자들이 캐릭터에만 주목해 제품 본연의 철학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동일하거나 유사한 캐릭터의 과도한 노출은 신선함보다는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으며, IP 사용에 따른 비용 부담 및 법적 분쟁 등의 리스크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IP는 이제 단순한 마케팅 도구를 넘어 콘텐츠, 굿즈, 체험형 공간, 게임, 웹툰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해 확장 가능한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로컬 콘텐츠의 세계화를 도모하거나 지역 기반 창작자와 협업 모델을 구축할 때 강력한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

캐릭터 마케팅은 이제 단순한 유행, ‘귀여움’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는 감정과 경험 중심의 시대에서 브랜드, 로컬 콘텐츠 산업, 그리고 창작 생태계 전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