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   2024.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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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출판문화에 새로운 감성 더한다 

군산북페어 2024 


군산에서 첫 북페어가 열린다.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이틀간 군산회관(구 군산시민문화회관)에서 개최되는 ‘군산북페어 2024’다. 이번 행사는 군산의 지역 서점 13곳이 함께하는 연합체 군산책문화발전소가 뜻을 모으며 운영을 맡았다. 그래픽숍, 그림산책, 리루서점, 마리서사, 봄날의 산책, 시간여행자의 책방, 심리서점 쓰담, 양우당, 예스트, 조용한흥분색, 종이골짜기, 책봄, 한길문고 등이다. 

지난 5월부터 약 한달 동안 부스 참여 신청을 받아 국내외 100개의 부스가 참여한다. 특히 서점이나 출판사에 한정하지 않고 잡지사나 개인 제작자, 디자이너, 건축, 영화제 등 다양한 분야가 참여한 점이 주목된다. 


군산북페어는 책을 판매하는 곳이자 책과 출판의 의미를 탐구하는 장이 되고자 한다. 상업 출판을 포괄하는 북페어이지만 출판의 창의성과 실험성, 사회적 의미를 비롯해 책 유통의 로컬리티를 중시한다. 중앙과 로컬, 기성출판과 독립출판, 전시와 담론이 한 자리에 모이는 새로운 감성으로 군산 북페어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출판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군산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출판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군산북페어 2024’는 군산시립도서관과 소통협력센터 군산, 군산시, 행정안전부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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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놀다가는 ‘계획 없는’ 축제

2024 스테이풀리쉬 ‘파업-strike’


바보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모여 올해도 특별한 축제를 연다. 매년 전주와 고산을 중심으로 예술과 음악을 나누는 문화축제 ‘스테이 풀리쉬(Stay Foolish)’다. 올해는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3일간 완주미래행복센터에서 축제를 연다. 주제는 ‘파업-strike’이다. 다소 무거운 사회적 주제를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빌려 강력하게 내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실내에서는 전시를 선보이고, 야외에는 무대와 조형물 등을 설치해 10팀 이상의 뮤지션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예술가들이 함께 운동회를 여는 등 특별한 이벤트도 기획 중에 있다. Stay Foolish의 핵심은 ‘참여,’ ‘예술,’ ‘자기표현,’ ‘체험’에 있다. 모든 행사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해진 일정이 없는 무계획 행사로 진행된다. 사람들이 각자 내키고 원하는 것을 스스로 만들고 즐기는 것, 그것이 이 페스티벌의 유일한 기획이자 취지인 것이다. 참여의 기회는 기꺼이 바보가 되고자 하는 누구에게든 열려 있다. 여름날, 바깥세상의 일은 잠깐 접어두고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예술과 음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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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이 건네는 일상의 선물 

에바 알머슨 특별전 : 에바 알머슨, Andando


“꿈을 꾸고, 상상을 하는 것을 멈추지 마세요.

꿈은 현실의 예고편입니다.“


동그란 얼굴에 수줍은 미소를 품은 소녀. 스페인 출신의 화가 에바 알머슨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따라 웃게 된다. 그래서일까 에바 알머슨은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불린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 <에바 알머슨, Andando>에서 그가 전하는 행복을 가까이 만날 수 있다. 10월 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2018년 한국에서 처음 전시를 가진 후 세 번째로 선보이는 에바 알머슨의 기획전이다. 


‘Andando(안단도)’는 ‘계속 걷다’를 뜻하는 스페인어다. 제목처럼 따뜻한 작품과 창의성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 속 창의력을 깨우는 여정을 제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유화부터 드로잉, 도자기, 조각, 애니메이션 등 19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에바 알머슨의 다양한 예술 기법과 형식을 만날 수 있다. 삶, 사랑, 가족, 자연 등 다양한 주제로 나누어진 전시 구성을 통해서는 일상 속 소중한 메시지들을 던진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전주를 주제로 한 신작을 선보여 주목을 끈다. 

작가가 전하는 일상의 소소한 모습을 통해 관람객은 자신의 느낌과 기억, 환상을 발견하게 된다. 일상의 탈출구가 필요한 순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그의 작품은 잊고 있던 감정과 포근한 기억을 마주하게 만든다. 에바 알머슨이 그려낸 ‘삶의 여정’을 돌아보며 작지만 소중한 오늘의 행복을 발견하고, 다시 내일을 살아갈 위로와 용기를 얻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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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하는 모든 것이 기록이 된다 

전주 기록문구페어 ‘쓱쓱-씀’


‘기록이 일상이 되고 일상은 기록이 된다.’는 의미를 전하는 기록문구페어가 전주에서 열렸다. <전주기록문구페어 : 쓱쓱-씀>이다.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열린 이번 페어는 ‘기록’과 ‘문구’를 키워드로 한다. 필사노트나 다이어리 등의 문구류를 비롯해 기록과 관련된 책, 직접 쓰고 만든 책, 책갈피 등의 굿즈까지 ‘기록’과 관련된 것들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였다.


다른 사람들의 기록을 엿보는 전시도 마련됐다. ‘한 칸 기록’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해온 다양한 수집물을 만났다. 기록문화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한 작가들의 강연도 함께했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제철 행복』 등의 저서를 쓴 김신지 작가가 ‘일상을 기록하는 나만의 방법 찾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전했다. 책공방 대표 김진섭과 브랜드 기획자 허윤도 강연자로 함께했다. 이외에도 완판본문화관과의 협업 전시와 목판화 한지 엽서만들기 체험, 전문 도슨트와 함께하는 페어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기록문화를 전했다. 전주에서 처음 선보인 이번 페어는 우리 문화를 여러 콘텐츠로 전하는 청년 단체 ‘올디’에서 주최·주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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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가 주목할 청년 작가

우진청년미술상에 김누리, 박경덕 작가  


2025 우진청년미술상에 김누리(서양화), 박경덕(조소) 작가가 선정됐다. 우진문화재단(이사장 김보라)은 전북에서 활동하는 45세 이하의 미술작가를 대상으로, 발전 가능성을 가진 작가들을 심사를 통해 선정하고 창작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17명의 작가가 모집되어 회화의 김누리, 조각의 박경덕이 이름을 올렸다. 두 작가는 추구하는 관점과 작업 방식을 지속화하는 부분에 대해 높은 점수를 얻었다. 


김누리 작가는 원광대학교 금속공예디자인학과를 전공, 2012년부터 ‘상점의 초상’ 시리즈를 꾸준히 작업해 오고 있다. ‘상점의 초상’은 단골가게에서 시작된 개인의 이야기를 점점 기록될 만한 가치가 있는 상점들을 찾아 모두의 메시지로 담아낸다.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초상화를 그리듯 ‘상점의 초상’은 그때 그 장소를 기억하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전북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작가 박경덕은 ‘Multiverse(멀티버스)’ 작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구축했다. 멀티버스는 하나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생멸의 공간을 꿈꾼다. 그의 작업들은 관람객의 참여를 불러일으키거나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두 수상 작가는 창작활동 지원금 500만원과 함께 내년 상반기 우진문화공간에서 2주간의 개인 초대전을 개최한다. 한편, 1994년 시작된 우진청년미술상은 매년 2명 내외의 청년작가를 선발해 지원하며 지금까지 75명의 작가가 초대전을 가졌다. 2020년을 기점으로 선발 방식을 2년에 한 번씩으로 변경하여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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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으로 바라보는 창극의 미래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춘향’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유영대)이 12년 만에 정통 창극을 선보였다. 7월 13일과 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무대에 오른 창극 <춘향>이다. 주요 배역은 더블캐스팅으로 꾸려졌다. 13일은 최현주(춘향), 이충헌(몽룡), 장문희(월매)가, 14일은 한단영(춘향), 박현영(몽룡), 차복순(월매)이 무대에 올랐다. 국가무형유산 심청가 보유자 김영자 명창은 도창을 맡아 무대를 빛냈다. 김영자 명창은 ‘나이 든 춘향’으로 과거를 회상하며 극을 이끌었다.


국내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창극단답게 단원들의 절창 뒤에는 관객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젊은 소리꾼들이 열연한 몽룡과 춘향은 신인들의 가능성을, 월매 역의 장문희, 차복순 명창은 중견의 자리에서 역량을 돋보였다. 탄탄한 역량을 지닌 무용단과 관현악단의 협연으로 무대는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공연이 되었다. 하지만 극으로서의 춘향은 기대만큼 감동을 전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고전으로서 <춘향>은 2030 여성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신분 상승을 기대하고 급하게 혼인을 진행시키는 월매. 정절을 지키기 위해 능지처참을 불사하는 어린 춘향. 어사가 된 몽룡이 ‘농부가’로 자기변명을 대목 등도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물론 <춘향>만의 문제가 아니다. 창극의 원형이 되는 고전문학은 대부분 유교 이념을 강조하며 현대 사회의 젠더·계급 감수성과는 거리가 멀다. 내용을 전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고어가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정통 판소리 속의 한자어와 옛 방언들은 큰 장벽이 된다. 새롭게 작창하는 작업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창극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위해 더 큰 고민이 필요한 때. 도립창극단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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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아트와 함께 만나는 농악

2024 컨템포러리 감성농악 ‘샤이닝고창’


고창농악보존회가 컨템포러리 감성농악 ‘샤이닝고창’을 7월 6일부터 9월 14일까지 고창 동리국악당에서 매주 토요일 선보인다. 고창농악이 다년간 이어온 감성농악 시리즈에 동시대를 뜻하는 ‘컨템포러리’라는 글자가 더해진 공연으로, 농악에 ‘비디오아트’ 등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출을 접목했다. 문굿, 당산굿, 풍장굿, 판굿 등 다양한 굿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고창농악의 과거와 현대를 담은 영상과 이미지가 뒤에서 교차되며 새로운 형식의 농악을 보여준다. 연극적인 요소도 있다. 한 아이가 징검다리를 건너고, 책을 펼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극은 이후 기억과 기록으로 자리하고 있던 고창의 굿을 아이가 책을 통해 따라가며 현대의 고창에 재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극의 마지막에는 마을 입구 길목에 영기를 꽂고 금줄을 걸어 상징적인 문을 세우는데, 관객들이 공연 중간에 직접 무대 앞으로 나와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본공연이 끝난 이후에는 동리국악당 앞마당에서 관객들과 함께 대동놀이를 하며 ‘뒷굿’으로 마무리된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의 ‘전통예술지역브랜드 상설공연’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전석 1만 원이며, 티켓 예매는 네이버 ‘샤이닝고창’ 검색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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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음악 르네상스를 꿈꾼 10년 

이상한계절 데뷔10주년 콘서트 <환절기 콘서트: 사계>


지역 인디 밴드에게 데뷔 10주년은 어떤 의미일까. 그동안의 모든 시간을 알지는 못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을 거라고 짐작된다. 전주를 대표하는 뮤지션 ‘이상한계절’의 데뷔 10주년 콘서트가 7월 10일 오후 7시 전주한벽문화관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 10년 동안 이상한계절을 응원해 준 사람들과 함께 이들이 쌓아온 음악과 성장을 돌아보는 자리였다.


이상한계절은 싱어송라이터 김은총, 기타리스트 박경재로 구성된 모던포크듀오다. ‘이상을 향한 계절’의 준말인 이름은 ‘이상적인 계절을 향해 가는 모든 과정을 긍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서 애매하고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여주는 환절기. 이번 콘서트의 제목이기도 하다. 2014년 첫 번째 EP 《봄》을 시작으로 지난해 《여름》까지 완성된 계절 시리즈에는 ‘환절기’ 같은 방황을 겪는 모든 사람들에게 응원과 박수를 보내는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


이들에게는 꿈이 있다. 거대한 음악산업에 대항하며  ‘지역음악 르네상스’를 스스로 여는 일이다. 오늘의 음악계는 주류 시장인 수도권을 중심으로 모든 기획과 관심이 집중된 상황. 그러나 이상한계절은 ‘지역음악 자급자족’을 내세우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노래해왔다. 약자들의 목소리에 가사를 붙이고, 지역의 풍경에 멜로디를 더하는 작업이었다. 그렇게 묵묵히 걸어오다 보니 어느새 10년을 맞았다는 이들의 노래들. 그래서인지 울림이 크다. 


“호반촌에서 하가지구 끝까지, 너를 태우고 달리던 그 시간이”. 겨울 EP 앨범에 수록된 <지구 끝까지>가사는 어쩌면 전주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가사일 터. 그래서 조금은 낯설지만, 찬찬히 생각해 보면 ‘양화대교’나 ‘광화문에서’와 같은 노래들과 다르지 않은 가사를 입고 있다. 


이상한 계절은 그동안 지역에서 지역 이야기를 노래로 만드는 일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시켜왔다. 앞으로도 이상한계절은 이와 같은 작업을 이어가며 ‘지역음악 르네상스’를 열어갈 것이다.